[타임트랙]‘전병두트레이드불발사건’을아세요?

입력 2009-10-07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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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은 ‘앙숙’ SK와 두산은 올시즌 초 전병두의 트레이드 불발로 더 큰 앙금이 남았다. 이 사건은 밖으로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두팀간에는 미묘한 신경전의 도화선이었다. 스포츠동아 DB

SK-두산올봄에무슨일이?
전병두 카드 걸고 외야수 영입 제안, 두 번이나 말 바꿔…두산 감정 폭발

2년 연속 한국시리즈 맞대결에 이어 3년째 가을잔치에서 다시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이게 된 SK와 두산.

두 팀은 2007 시즌부터 ‘앙숙’이었다. 그 해 시즌 내내 빈볼시비가 끊이지 않았고, 두산 투수 리오스의 투구폼을 놓고 양팀 사령탑이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한국시리즈 3차전에선 결국 벤치클리어링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2008년 초에는 베이징올림픽 지역예선에서 SK 소속인 김광현과 정대현이 부상을 당한 것과 관련해 김성근 감독이 주먹구구식 대표팀 운영을 비난하고,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던 두산 김경문 감독이 “김성근 감독께서 대표팀 감독을 한번 맡아야한다”고 맞받아치면서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두 번째 맞장 승부를 앞뒀던 지난해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때도 SK 김성근과 두산 김경문 감독은 사구에 대처하는 투수 태도를 놓고 정반대의 시각을 노출하기도 했다.

‘앙숙’ ‘치열한 라이벌’ 등으로 표현되는 두 팀, 좀더 세밀히 표현해 양 감독의 긴장 관계는 올해 들어 조금 사그러든 게 사실. 그러나 그건 겉모습일 뿐이다. 양측의 미묘한 앙금이 다시 불거진 ‘알려지지 않은 사건’이 하나 있다.

올 4월 초, 양 팀의 현장과 프런트가 모두 개입된 ‘전병두 트레이드 불발건’이 그것이다. 먼저 문을 두드린 건 SK였다.

SK는 전병두를 트레이드 주축 카드로 내걸고, 두산 외야수를 데려올 생각을 갖고 있었다. 왼손 투수가 모자란 두산 구미에 딱 맞는 제안이었다.

그러나 SK가 첫 번째 두산의 협상카드는 물론이고 두번째 카드 역시 받아들일 것처럼 하다가 말을 바꾸면서 끝내 불발됐고, 두산측의 감정은 폭발했다. 당시 두산이 “SK가 우리를 갖고 장난을 쳤다”고 분개할 정도였다. 두달 쯤 지난 6월께, 김성근 감독에게 이 내용을 확인했을 때 김 감독은 “내가 (두산)김태룡 이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고 설명했고, SK 민경삼 운영본부장 역시 6일 “우리측 실수였다”고 다시 한번 잘못을 인정했지만 한번 상한 두산의 감정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2007년 초, 나주환-이대수의 맞트레이드 때도 우여곡절이 있었던 터라 올 4월 사건은 양팀 관계에 또 다른 계기가 됐다. 이 소식을 뒤늦게 접한 다른 구단 관계자가 “두 감독님이 계시는 한, 양팀의 트레이드는 이제 없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겠다”고 말한 것도 그래서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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