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4차전키워드] 9회역전찬스…헉!땅볼!

입력 2009-10-20 2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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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말 SK가 1점을 추가해 4-1로 앞설 때만 해도 승부는 그대로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9회초 한바탕 회오리가 몰아쳤다. KIA 선두타자인 대타 차일목이 우전안타를 치고 나갔다. 조범현 감독은 덕아웃의 가용자원을 모두 투입하기 시작했다. 대주자 김종국. 3번 최희섭이 우전안타로 화답하며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그리고 4번 김상현. 전날 홈런포의 감을 잡은 터여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순간. 마운드에는 군산남중 1년 후배이자 군산상고 졸업동기인 이승호가 서 있었다. 김상현이 중학교 시절 1년을 유급하면서 나이로는 한 살 위지만 고교 졸업연도는 같아진 것. 여기서 김상현은 볼카운트 2-2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이어 5번 이종범도 우익수 파울플라이에 그쳤다. 2루주자를 3루로 보냈을 뿐. KIA의 마지막 반격도 찻잔 속 태풍으로 잦아드는 듯했다.

그러나 6번 나지완이 바뀐 투수 윤길현을 상대로 중전적시타를 때려 2-4, 2점차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2사 1·2루서 1루 대주자 박기남. 그리고 안치홍 타석 때 ‘대타 홈런의 사나이’ 이재주가 등장해 볼넷을 고르며 2사 만루를 이어갔다. 조 감독은 또 1루 대주자로 최경환을 집어넣었다.

그런데 8번 김상훈의 타구는 유격수 정면 땅볼. 경기가 끝나는 듯했지만 여기서 견고한 수비를 자랑하던 나주환이 공을 떨어뜨리는 실책을 범했다. 재빨리 송구했으나 발 느린 김상훈이 1루에서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스코어는 3-4로 좁혀졌고 계속된 만루 찬스.

여기서 안타 한방이면 역전. 특히 6회 홈런을 포함해 앞선 3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뽑아낸 이현곤이 타석에 등장해 긴장감은 고조됐다. 이현곤은 초구를 공략했지만 유격수 정면 땅볼을 날리고 말았다. 나주환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들어 가장 숨 막혔던 순간은 이것으로 종료됐다.

문학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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