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자존심을 세웠다는 점에서 기쁘다. 국내에서 하는 대회이기 때문에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다. 어떻게 보면 홈코스이기 때문에 자신 있었다. (지난 9월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따낸 뒤, 이렇게 빨리 두 번째 우승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첫 우승 때와는 상당히 다른 느낌이다. 첫 우승 때는 손도 마음도 다 떨렸는데 오늘은 여우가 있었다. 혹시 2등으로 끝나더라도 아쉬워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승을 하고나서 그런지 여유가 많아졌다. 특히 멘탈 부분이 좋아졌다. 예전에는 어려운 퍼트가 나오면 약한 생각(들어가지 않을 것 같은)도 들었는데, 요즘엔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꼭 넣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우승하고 나서 바뀐 점이다.”
“청 야니와는 주니어 시절부터 만나왔기 때문에 잘 안다. 중학교 3학년 때(2003년)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 대회에 나가 처음 봤다. 그때 로레나 오초아, 폴라 크리머 등을 모두 만났다.”
“오늘 몇 차례 실수도 있었지만, 퍼트가 잘 됐다. 중간 중간 실수도 있었지만 퍼트로 잘 마무리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플레이했다. 마지막 18번홀에서는 마리아 요르트가 장타를 치는 선수이기 때문에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꼭 버디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211야드가 남았기 때문에 거리상으로는 3번 우드를 쳐야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샷을 하기 전에 야디지 북을 봤는데 그린 앞에 떨어져도 이글을 노릴 수 있을 것 같아서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바꿨다. 조금 짧아서 그린 앞에 떨어졌지만 핀까지는 12~13야드 밖에 되지 않았다. 삼성월드챔피언십 때의 상황과 비슷했다.”
“그때는 퍼터로 굴렸는데, 사실 칩샷을 하는 게 더 나았다. 하지만 실수를 할 것 같아서 퍼터를 잡았다. 그렇지만 오늘은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58도 웨지를 사용해 칩 샷으로 홀을 직접 노렸다. 이글까지도 생각했다.”
“오늘 한복(우승 재킷)을 처음 입어봤다. 가슴을 꽉 조여서 그런지 조금 답답했다. 우승을 하고 나서 후원사도 더 많이 생기고, 팬들도 많이 알아봐 주신다. 당초 목표는 상금랭킹 10위 이내에 드는 것이었는데, 이번 대회 우승으로 목표가 바뀌었다. 남은 3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상금랭킹 5위까지는 가능할 것 같다. ”
“오늘 경기 끝나고 오후 6시50분 비행기를 타고 일본으로 떠날 계획이었는데, 내일 아침에 가야할 것 같다. 밖에 사인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팬들이 많다. 사인을 해주고 가면 늦을 것 같다.”
영종도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