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언론들은 PGA 투어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양용은의 2009시즌을 ‘Break through’라고 표현했다. 돌파, 큰 발전이라는 뜻이다.
양용은은 2009시즌을 마무리한 PGA 투어의 이벤트성 대회인 셰브론 월드챌린지에서 막판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9위에 그쳤다. 3라운드까지 아일랜드의 그레엄 맥도웰과 10언더파 공동 선두를 유지, 최종일 챔피언조로 나섰지만 2오버파로 선두권에서 멀어졌다. 7일(한국시간) LA 인근 사우전드오크스 셔우드 컨트리클럽에서 대회를 마친 양용은은 “마무리가 좋지 않아 아쉽지만 그동안 성원해준 팬들에게 감사 드린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양용은의 올 한해 미국 언론 노출은 그동안 LPGA 투어에 진출한 여자 선수나 선배 최경주를 훨씬 능가할 정도였다.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 우승이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크다. 국내에서는 어림잡기 어렵다.
셰브론 월드챌린지에서도 2라운드 단독선두, 3라운드 공동선두로 나서 미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다. 미국 골프방송에는 한 가지 특징이 있다. 선두권 외의 선수는 TV 카메라가 거의 비쳐주질 않는다는 점이다. 챔피언 조에 페어링(짝)을 이뤄도 선두권에서 멀어지면 카메라가 외면한다.
예외인 선수가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이다. 이들은 미국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큰 터라 성적과 관계없이 TV가 비쳐준다.
7일 최종 라운드에서 양용은이 TV 화면에 나온 장면은 중계 첫 부분(3라운드 공동선두였기에)과 13번 파5홀에서 세 번째 샷이 나무를 넘겨 핀에 붙이는 환상의 샷(버디를 아깝게 놓쳤다)과 17번홀 버디, 18번 마지막 홀 장면 등에 불과했다. 전날 후반 9홀 내내 카메라가 따라 다녔을 때와는 대조를 이뤘다. 이 경기는 타이거 우즈 주최여서 번외경기(상금이 PGA 투어에 포함되지 않는다)였지만 지상파 NBC가 중계를 했다.
골프캐스터로 미국 내에서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댄 힉스는 양용은의 4라운드 부진을 “38도 이상의 고열로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본인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감기 영향이 전혀 없지는 않았으나 게임이 좀 안 풀렸다”고 했다.
NBC 방송은 3라운드에서 “지난해 이맘 때 양용은은 플로리다 Q스쿨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1년 사이 그는 혼다 클래식과 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를 마지막 72번홀에서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됐다”며 2008년과 비교했다.
마지막 홀에서 세컨드 샷을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그린 1m에 바짝 붙이고 우즈의 추격을 완벽하게 따돌리며 우승하는 장면이 VTR로 나왔다.
2009시즌의 양용은의 활약을 한마디로 압축해주는 장면이었다.
양용은은 1개월도 채 안남은 2010시즌 전망에 대해서 “1승이라도 거뒀으면 좋겠다”며 솔직한 고백을 했다. PGA투어에서 1승이 얼마나 작성하기 어려운지를 그는 잘 알고 있어서다. 전날 버디를 몰아치며 언더파를 작성하다가도 다음날 오버파로 발목이 잡히는 게 골프다.
전 세계에 한국을 널린 알린 양용은이 내년 시즌에도 항상 최종라운드에서 리더보드에 있기를 바란다. 그래야 TV를 통해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LA |문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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