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류현진은 연봉을 구단에 일임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구단에서 최하위로 떨어진 팀성적을 들어 “이번에는 대폭인상 불가”라는 입장이지만 류현진은 “연봉협상에서 구단과 싸울 생각은 없다. 알아서 달라”며 느긋하다. 스포츠동아 DB
탈삼진 1위 등 올시즌 ‘알짜’ 활약
팀성적 꼴찌 감안 대폭인상 어려워
“매년 구단서 잘 책정…깎여도 좋아”
“내년엔 꼭 우승” 외치며 훈련 열중
“연봉협상은 신경 안 써요. 주는 대로 받으면 되죠 뭐. 내년에 야구 잘하는 게 더 중요해요.”
한화는 올 시즌 최하위의 팀성적 때문에 연봉협상에서 칼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에이스 류현진(22)도 예외는 아니다. 물론 삭감 대상은 아니지만 “예년처럼 대폭적인 연봉 인상은 어렵다”는 게 한화 구단의 입장. 팀 성적에 대해 모두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논리다.
류현진으로서는 다소 억울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13승12패 방어율 3.57. 비록 2006년 프로 데뷔 후 개인적으로 최소승과 최다패를 기록했지만 탈삼진(188) 1위에 올랐고, 국내투수 중 가장 많은 189.1이닝을 던졌다. 최다승 그룹에 1승 모자랐고, 최다이닝 부문에서도 1위인 KIA 로페즈(190.1이닝)에 불과 1이닝 부족한 수치다. 그로서는 자신이 할 몫은 다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팀타선의 지원 부족으로 날린 승수와 늘어난 패수를 감안하면 ‘대폭 인상’을 주장하며 구단과 맞설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프로에 온 뒤 한번도 연봉에 대해 내 주장을 얘기하지 않았는데 구단에서 알아서 잘 책정해줬어요. 내년 연봉도 알아서 주겠죠. 신경 쓰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너무 온순하면 손해만 본다”는 얘기에도 “팀 성적도 좋지 않았고…. 손해 보면 어때요”라며 웃었다.
역대 5년차 최고연봉은 삼성 오승환의 2억6000만원. 데뷔 후 해마다 연차별 최고연봉 기록을 써온 류현진은 올해 2억4000만원을 받았기에 2000만원 이상 인상되면 오승환을 또다시 넘어서게 된다.
이에 대해서도 “연봉이 깎여도 할 수 없고, 동결돼도 할 수 없고, 기록을 세우면 좋고”라며 웃을 뿐이다. 김태균과 이범호의 일본진출로 타선약화가 걱정되지만 “올해보다 더 많이 던지고 점수를 덜 주도록 해야죠”라면서 자신이 할 일에만 신경쓰겠다는 태도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늘 웃는 얼굴. 그래서 그 속을 도통 알 수가 없다. 주위에서는 이런 그를 두고 “속에 능구렁이 100마리가 똬리를 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류현진은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나온 뒤 인천집에서 생활하며 모교인 인천 동산고로 출근하고 있다. 해마다 겨울이면 모교에서 후배들과 훈련해왔는데 이곳이 마음 편하다고 한다.
“후배들이 지도해달라고 요청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내가 그럴 위치도 아니고”라며 손사래를 친 뒤 “애들하고 똑같이 훈련하다가는 엄청난 훈련량 때문에 저 죽어요. 내 스타일대로 훈련 해야죠.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만드는데 상체보다는 하체 단련 위주의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어요. 하체가 중요하죠”라며 웃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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