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제자 출국 바라보는 스승 김인식 “범호야∼ 제발 전화하지 마!”

입력 2010-01-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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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라 일본야구…범호가 간다” 이범호가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새 소속팀 소프트뱅크의 연고지 후쿠오카로 출발했다. 새로운 도전을 앞둔 긴장된 순간이었지만 이범호는 환한 미소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왼쪽 사진은 김인식 한화 고문.

“기다려라 일본야구…범호가 간다” 이범호가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새 소속팀 소프트뱅크의 연고지 후쿠오카로 출발했다. 새로운 도전을 앞둔 긴장된 순간이었지만 이범호는 환한 미소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왼쪽 사진은 김인식 한화 고문.

“힘들 때만 전화하면 돼.”

김인식 전 한화 감독(현 KBO 기술위원장 겸 한화 고문)이 소프트뱅크 이범호(29)의 든든한 조력자가 될 것을 약속했다. 물론 지바롯데 김태균(28)에게도 마찬가지다.

이범호는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소속팀의 연고지인 후쿠오카로 출국하면서 “김인식 감독님께서 좋을 때는 연락하지 말고 안 좋을 때 전화하라고 하셨다”면서 “지난 5년간 지켜봐주셨으니까 내 스타일을 잘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한다. 부진할 때 감독님께 전화를 드려 조언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한화 사령탑을 맡았다. 이범호는 물론 김태균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스윙 하나, 걸음걸이 하나만 봐도 컨디션이 좋은지 나쁜지 파악할 정도다. 그래서 일본으로 떠나기 전 “TV 중계를 하면 너희들 경기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테니까 잘 하라”며 격려했다.

김 감독은 애제자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 속으로 누구보다 기뻐할 인물이다. 반대로 부진하면 누구보다 가슴이 아플 터. 결국 김 감독은 제자들이 방향을 잃고 힘들어할 때 자신이 나서서 나침반과 조타수 역할을 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이다. 스승은 마치 자식들을 객지에 보내는 아버지의 심정으로 애제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이범호는 이날 출국에 앞서 “일본으로 들어가니 마음이 설레기도 한다”면서 “한국선수로서 한국야구가 어느 정도 위치인지 일본에 확실히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말에는 자신감과 힘이 넘쳤다. 오직 머릿속에는 ‘성공’이라는 두 글자만 새기고 있는 듯했다.

그는 “첫해는 적응을 먼저 해야 하지만 첫해라고 어영부영할 생각은 없다. 시범경기부터 아키야마 고지 감독에게 믿음을 줘 주전 3루수를 꿰찰 수 있도록 하겠다. 계약기간이 끝날 때까지 좋은 성적을 올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다시 한번 “한국선수라는 사실을 잊지 않겠다. 소프트뱅크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범호는 우선 소프트뱅크의 홈구장인 야후돔에서 훈련한다. 스프링캠프는 2월 1일 미야자키에서 시작되지만 그는 20일 먼저 넘어가 가와사키 무네노리, 와다 쓰요시, 스기우치 도시야 등 동료들과 함께 자율훈련을 시작할 계획이다.

인천국제공항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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