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희감독 “김연아 꿈이 길몽이었나?”

입력 2010-01-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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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 vs 골리앗 한국농구의 트윈타워가 맞붙었다. 전자랜드 서장훈(왼쪽)과 동부 김주성이 리바운드를 다투고 있다.

“얘기 좀 하려는데 갑자기 펑!…불꿈?
트라이아웃 앞두고 좋은일 생기려나”
동부 ‘전반 끗발’  70-58 전자랜드 제압

“꿈에 유명인이 나오면 좋은 거 아닌가요?”

2주 앞으로 다가온 밴쿠버동계올림픽. ‘피겨 여왕’ 김연아(20) 열풍이 동부 강동희(44) 감독의 꿈속까지 찾아왔다.

28일 원주에서 열린 2009∼2010 KCC 프로농구 동부-전자랜드전. 동부는 초반부터 김주성(17점·6리바운드) 윤호영(11점) 박지현(13점·7리바운드) 등이 맹공을 펼치며 승부를 일찌감치 결정지었다. 70-58로 동부의 완승.

경기 후 강 감독은 이날 낮잠을 자다 꾼 꿈 얘기를 꺼냈다. 선수들은 점심식사 후 오후훈련까지 비는 시간에 주로 수면을 취하며 체력을 보충한다. 지도자들에게도 선수시절부터 들인 버릇으로 남아 있다. 강 감독에게는 여느 때와 다름이 없던 휴식이었다.

불쑥 찾아온 피겨요정. 하지만 아쉽게도 김연아와의 만남은 오래가지 못했다. 강 감독은 “얘기를 하려는데 갑자기 가스버너 같은 무언가가 폭발했다”며 웃었다. 취재진이 “불이 나는 꿈 역시 복권을 살 정도의 길몽”이라고 하자 강 감독은 또 한번 크게 웃었다.

강 감독의 웃음에는 이유가 있다. 올스타전 브레이크 중인 2월 2∼3일에는 프로농구 귀화 혼혈선수 트라이아웃과 드래프트가 열린다. 올 시즌 평균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문태영(32·LG)의 형 제로드 스티븐슨(35·200cm)도 참가할 예정. 스티븐슨은 문태영 이상의 기량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드래프트 픽에 참가하는 동부 등 5개 구단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강 감독은 이미 경기 전 “문태영의 형은 한국에 왔느냐? 허재(45·KCC감독) 형의 손이라도 한 번 잡고 기운을 받아 드래프트 장에 가야겠다”며 각별한 관심을 쏟은 터였다. KCC 허 감독은 하승진과 전태풍을 손에 넣는 등 드래프트 때마다 황금의 손. 어느 때보다 행운이 절실한 강 감독에게 김연아와 가스폭발 꿈은 기분 좋은 징조였다.

한편 3연승 중이던 전자랜드의 상승세를 꺾고 28승14패를 기록한 동부(4위)는 3위 KT에 1경기차로 따라 붙었다. 반면 전자랜드는 6위 삼성과의 격차가 3.5게임으로 벌어져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한 발길이 더 바빠졌다.

안양에서는 모비스가 홈팀 KT&G를 85-68로 꺾고, 단독선두(31승11패)를 지켰다. 잠실학생체육관에서는 SK가 오리온스에 89-71로 승리하며 3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원주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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