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다가온 2010시즌 K리그. 20여일 남은 만큼 고된 동계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그들의 눈빛에는 강한 독기가 서려있다.
대전 선수단이 막판 담금질에 여념이 없는 3일 호주 시드니 글렌우드 카운실 발렌타인 스포츠 파크. 훈련장 입구에 들어설 때면 좋든 싫든 항상 마주쳐야 하는 커다란 글귀가 있다. ‘決戰(결전), 2010 NEW CHALLENGE.’
구장 관리실 뒤쪽 벽면에 붙은 이 문구 아래에는 ‘D-00’이 함께 내걸려 하루씩 줄어드는 날짜를 선수들에게 알려준다.
이날로 올 시즌 K리그 개막전(27일)까지 꼭 24일 남았다. 대전이 시드니에 처음 도착했을 때만 해도 50여 일 가량 남았지만 4주라는 시간이 훌쩍 흐르자 숙소와 훈련장에는 여느 때와는 다른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최고참부터 막내까지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쳐 있다.
오전, 오후 2시간씩, 하루 2차례 진행되는 강도 높은 훈련 스케줄이지만 선수들은 잠을 설치면서까지 새벽 운동은 물론 모든 일정을 마친 뒤에 필드에 남아 각자 모자란 부분을 연습한다. 왕선재 감독은 “(문구가) 별 것 아닌 듯해도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선수들에게는 아주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 있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날씨도 대전을 돕는다. 거센 빗줄기가 쏟아지다가 훈련 개시 직전에는 거짓말처럼 하늘이 맑게 개이고, 영상 40도가 넘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다가도 막상 러닝이 시작되면 선선한 바람이 불어 쾌적한 한국의 가을을 연상케 한다. 윤덕여 수석코치는 “축복받은 날씨다. 최적의 기후에 완벽한 시설까지 갖춰져 원 없이 훈련을 진행할 수 있었다. 부상자도 예년에 비해 훨씬 줄었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시드니(호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