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브레이크] 구멍 뚫린 포백라인…“전훈 가서 뭐했나”

입력 2010-02-10 21:12:07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국대표팀 32년만에 중국전 첫패 왜?
78년 12월17일 방콕아시안게임 이후 32년 동안 이어진 중국과 기분 좋은 추억은 모두 막을 내리고 말았다. 역대 전적 27전 16승11무로 앞서있던 한국이지만 결국 기록은 깨지고 말았다. 10일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동아시아선수권 2차전을 앞두고 “미래가 중요하다. 기록은 깨지기 마련”이라고 ‘공한증’에 대한 막연한 자신감에 경계심을 드러냈던 허 감독의 불편한 예견(?)이 딱 들어맞는 순간이었다.

0-3으로 패한 대표팀은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했다. 기록도, 자신감도 모두 잃었다. 성인 및 올림픽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중국에 9경기 무패(6승3무)를 달리던 허 감독의 기분 좋은 추억도 모두 끝났다. 반면, “한두 번 한국을 꺾는다고 ‘공한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심리적인 요인도 작용하지만 이를 빨리 잊어야 한다”며 선수들의 불안함을 자신감으로 바꿔놓은 중국 가오훙보 감독은 말 그대로 자국 축구의 인민 영웅이 됐다.

●불안한 수비+맞지 않는 옷


무엇보다 포백 수비 조합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맞지 않는 포지션이 문제였다. 특히 전반 5분 유하이에 헤딩 선제골을 내줄 때 왼쪽 풀백으로 나선 이정수는 위치를 이탈해 있었다. 이정수의 본 포지션은 센터백. 왼쪽 날개 오장은의 커버도 없었고, 유하이와 볼 경합을 벌인 오범석 역시 균형을 잃고 넘어졌다. 전반 27분 가오린의 골 상황도 쉬운 볼을 제대로 처리 못한 센터백 곽태휘의 실책에서 비롯됐고, 후반 14분 덩 주오시앙의 페인팅에는 무려 수비 3명이 완전히 속았다.

공격진도 문제였다. 허벅지 부상으로 출장 여부가 불투명했던 이근호는 이동국과 선발 투 톱으로 나섰으나 이렇다할 찬스를 엮어내지 못했다. 익숙한 공격형 미드필더 대신 오른쪽 윙어로 포진한 김두현(수원)의 발끝에는 날카로움이 전혀 없었다. 공격력 강화를 위해 이근호와 김두현 대신 교체 투입된 이승렬과 노병준도 당초 기대와는 달리 졸전으로 일관하다 역사적인(?)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도쿄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