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부는 골프한류 (하)] PGA스타들 ‘오직’<샤프트 브랜드>에 반했어!

입력 2010-02-19 1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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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에너하임에 위치한 (주)매트릭스샤프트의 윌리엄 강CFO, 진 유 대표이사, 대니얼 유 CEO(사진 왼쪽부터)가 매트릭스 샤프트를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캐빈 나, 위창수, 리치 빔의 공통점이 있다. 모두 오직(Ozik) 샤프트를 사용하는 PGA 스타들이다. 오직은 ‘여러 가지 가운데서 다른 것에는 없다’는 우리말이다. Only, 唯一이라는 단어가 샤프트에 새겨져 있다.

오직 샤프트는 2009년 미국 PGA 투어 선수 사용률 4위를 기록했다. 미국과 일본이 양분하던 샤프트 시장에서 대단한 성과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애너하임에 위치한 (주)매트릭스샤프트 본사를 찾았다.


▲오렌지에서 오직까지


오직 샤프트는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오렌지 샤프트를 만든 매트릭스(Matrix) 샤프트 사에서 만들었다.

매트릭스 골프는, 1993년 국산 아파치 샤프트의 미국 마케팅 회사에서 출발, 1996년 미국 현지에서 샤프트 생산을 시작했고, 2002년 오렌지 샤프트를 만들어내면서 본격적인 샤프트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오렌지 샤프트의 성공에 빼놓을 수 없는 주역이 최경주다. 둘의 관계는 ‘오렌지 샤프트=최경주’라는 등식이 생겨났을 정도로 인연이 깊다.

2002년 출시된 오렌지 샤프트는 PGA 투어에 진출한 최경주와 찰떡궁합을 이뤘다. 매트릭스 샤프트 대니얼 유 사장은 “최경주 선수의 마음을 움직인 건 제품의 퀄리티와 함께 오렌지 샤프트가 한국 제품이라는 사실이었다”고 말했다. 처음 오렌지 샤프트를 장착하고 출전했던 베이힐인비테이셔널에서는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그러나 그해 최경주는 컴팩클래식에서 기다리던 첫 우승을 차지하면서 오렌지 샤프트의 전도사가 됐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2002년 마스터스 때다. 최경주 선수가 5번 아이언을 사용해 이글을 기록했는데, 그 때 그 장면을 보고 회사로 전화가 폭주했다. 최경주 선수가 사용하고 있는 오렌지 샤프트를 구입하고 싶다는 전화였다”고 대니얼 사장은 회상했다.

오렌지 샤프트는 2006년 오직 샤프트로 이어지면서 성공이라는 길을 열게 된다. 이전까지 세계 샤프트 시장은 미국, 일본의 양강 구도였다. 미국의 알딜라, 그라파이트디자인과 일본의 후지쿠라, 미쓰비시레이온, 마미야 등이 모조리 휩쓸었다.

오직 샤프트의 등장은 잔잔한 파동을 일으켰다. 2009년 오직 샤프트는 PGA 투어 사용률 4위(Darrell survey 조사 결과)를 기록했다. 테일러메이드에 이어 타이틀리스트, 아담스 등 굴지의 클럽메이커들은 자사 제품에 오직 샤프트를 장착해 판매하기에 이르렀다. 그라파이트 샤프트를 최초로 생산한 알딜라와 일본의 후지쿠라, 미츠비시레이온 다음으로 높은 순위다.

3~4년 전만 하더라도 꿈도 못 꿀 일이 현실이 됐다.


▲“국내에서도 기술력 인정해주길”


이제는 굴지의 클럽메이커들이 먼저 오직 샤프트를 찾을 정도다. 올해만 벌써 80만 개 이상의 주문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국내에서 드라이버가 1만 개 정도만 팔려도 베스트셀러 소리를 들으니 엄청난 숫자다.

아쉬움도 있다. 미국에서는 우수한 기술력과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오직 샤프트를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오직 샤프트를 먼저 인정한 건 외국 기업들이다. 뿌듯하기도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도 미국이나 일본 제품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게 사실이다.”

대니얼 사장은 오직 샤프트가 국내에서도 미국이나 일본 제품과 동등한 평가를 받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 PGA 투어에서 오직 샤프트를 사용하고 있는 선수를 만나기란 어렵지 않다. 비제이 싱, 저스틴 로즈, 카밀로 비제가스 등도 오직 샤프트를 사용한 선수들이다.

대니얼 사장은 “아직 성공했다고 말할 순 없다. 그저 정상을 향해 달려가는 기업일 뿐이다. 샤프트 시장은 매우 급격히 변하고 있다. 한 마디로 전쟁터다. 다행인 건 우리의 기술력은 시장의 변화에 충분히 대처할 만큼 뛰어나다. 이제는 그 누구와 대결해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애너하임(미 캘리포니아 주)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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