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란의 하와이 다이어리④] 본격 강훈련…땀만 한사발

입력 2010-02-22 15:15:15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훈련에 까맣게 타는 내 피부… “내겐 훈장”
3주만에 동료 볼때마다 “알로하” 인사습관
해외서 맞은 설 기분내기엔 역시 쇼핑이야


[2월 14일] 설 연휴 ‘깜짝 떡국’ 색다른 맛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골프선수인 나에게 설날은 그다지 특별한 날이 아니다.

겨울이면 매번 동계훈련을 위해 외국에서 지낸 탓에 집에서 설을 보낸 게 언제인지 까마득하다. 그나마 작년에는 동계훈련을 떠나지 않아 집에서 부모님과 보냈지만 그때도 특별한 추억은 없었다.

하와이에서 맞이한 설날은 조금 특별했다. 동료들과 함께 맛있는 떡국을 먹으며 오랜만에 설 기분을 냈다. 사실 떡국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우리 일행의 식사를 책임지고 계신 아주머니께서 설날에 맞춰 떡국을 끓어주신 것이다. 모두들 기대하지 않았는데 아주머니의 센스에 깜짝 놀랐다.

하와이에서 먹은 떡국 맛은 집에서 먹던 것과는 또 다른 맛이었다. 기대하지 않았던 데다 해외에서 떡국을 먹어보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에서는 설 연휴가 3일이었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휴일은 단 하루뿐이었다. 조금이라도 설 기분을 더 내기 위해 오후엔 시내에 나가 쇼핑을 했다. 아울렛에 들러 부모님 선물과 내가 좋아하는 구도도 한 켤레 장만했다. 기분 전환엔 역시 쇼핑이 최고다.


동료들과 모처럼 카페에서 커피를 사마시며 수다도 떨었다.

하와이에서 맞은 설은 그렇게 저물어갔다. 한국에 있었더라면 부모님께 세배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하와이에서 맞은 설날은 또 다른 추억을 남겼다.


[2월 19일] 훈련강도 두배… 실전감 쌓기다

3주간 하와이에서 지내다 보니 어느덧 하와이언이 되가는 기분이다.

하와이에서의 인사법은 독특하다. ‘알로하~’라고 하면서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펴고 살짝 흔들어 준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이렇게 하와이식 인사를 나누면 금세 친해지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여기선 이걸로 통해요”
하와이 생활 3주 만에 어느새 ‘알로하’란 하와이식 인사가 익숙해졌다. 홍란(가운데)과 동료들이 하와이식 손인사를 나누고 있다.


언제부턴가 우리 일행끼리도 이렇게 인사를 하는 게 유행처럼 번졌다.

설도 지나고 다시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이제부터는 실전 감각을 익히는 게 급선무다. 일주일 동안 흘린 땀이 지난 2주 동안 흘린 땀보다 더 많은 정도로 강훈련을 했다. 훈련이 거듭될수록 나를 괴롭히는 게 하나 더 늘었다. 작렬하는 태양이다. 여자에게 태양은 가장 큰 적이다.

하와이의 계속된 무더위에 점점 짙은 색깔로 변해갔다. 검게 변하는 피부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 또래 여자들의 뽀얀 피부를 보면 부러운 게 사실이다. 골퍼에게 하얀 피부를 기대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다만, 조금이라도 덜 타게 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방법을 총동원한다.

카트 위 ‘달콤한 휴식’
무더위엔 휴식이 보약. 연습 라운드 후 더위를 피해 카트에서 한가로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첫번째 사진)
나이샷 한번 더~
훈련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더욱 집중력을 높이고 있다.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샷 연습 중인 홍란. (두번째 사진)


여자골퍼들 대부분은 필드에 나가기 전 중무장을 한다. 일반 골퍼들은 대충 선크림을 바르는 정도지만 하루 종일 밖에서 훈련해야 하는 선수들에게 이 정도는 하나마나 하다. 선크림을 바르는 건 기본이다. 그 위에 파운데이션을 비롯해 몇 가지 피부 보호제를 덧발라야 비로소 마음이 놓인다.

이렇게 해도 하루 종일 밖에서 훈련하다보면 며칠도 못가 피부가 까맣게 타버린다. 까맣게 타버린 피부에 마음은 아프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피부는 골퍼에게는 훈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와이에서 흘린 땀이 올 시즌 필드에서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하와이에서 홍란 프로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