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관전평] 그리스 어떻게 공략해야하나

입력 2010-03-04 17: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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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한국시간) 열린 그리스-세네갈전은 큰 맥락에서 봤을 때 미드필드의 중요성이 드러난 경기였다.

그리스는 선제골을 허용하고도 공격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압박도 적극적이지 못했다. 긴 패스 위주의 그리스는 공격을 할 때 수비와 공격의 간격이 넓어지며 미드필드에 많은 공간을 노출했다. 측면 미드필더들의 수비 가담이 늦는 경우가 많아 그리스 수비가 수적으로 밀리며 고전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우리가 이런 부분을 잘 공략할 필요가 있다. 상대가 공중 볼을 때려 놓으면 기성용과 김정우 등 미드필더들이 리바운드 볼을 확보해야 한다. 그런 뒤 박지성과 이청용 등 측면 요원들이 상대가 비어 놓은 미드필드 공간을 얼마나 빠르게 침투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미드필드 싸움이 중요하다.

또 하나는 세트피스의 중요성이다. 신장이 좋은 세네갈도 그리스 수비를 상대로 쉽게 공중 볼을 차지하지 못했다. 이 점을 고려한다면 공격에서 세트피스를 얻으면 크로스를 낮고 빠르게 해야 한다. 문전에서는 골대 쪽으로 잘라 들어가는 움직임을 통해서 슛을 노려야 한다.

코트디부아르전에서 추가골을 넣은 곽태휘 같은 움직임이 필요하다.

수비에서는 위험지역에서의 파울을 자제해야 한다. 경기장 전체를 그리스, 중립, 한국 지역으로 삼등분했을 때 우리 수비 구역에서 최대한 파울 없이 수비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스처럼 두텁고 뛰어난 조직력을 갖춘 팀에 먼저 골을 내주면 경기가 힘들어진다. 그리스 수비는 신장이 좋긴 하지만 스피드와 낮은 볼 처리에 약점을 보였다. 이런 팀을 상대할 때 무리한 공격보다 볼 점유율을 높여 세밀한 축구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게 좋다. 박주영, 이근호처럼 상대 수비 사이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 좋은 선수들을 잘 활용하는 방법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전 성남 일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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