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권위적 욕망 사회·국가로 확장돼야
일본 작가 무라카미 류는 말했다.
“옛날 일본이 배고픔으로 슬펐던 시절이라면, 지금 일본은 외로움으로 슬프다.”
X세대, Y세대, N세대…. G세대에 앞서 등장했던 당대 ‘신(新)인류’를 가리키는 말이다. 뚜렷한 시대적 특징 아래서 자신들만의 세계를 내세우며 이전 세대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낼 줄 아는 젊은이들.
명칭은 다르지만 그 함의는 하나로 수렴된다. ‘기성세대의 획일주의에 저항하는 그 무엇’이라 할 만하다. 그리고 신세대의 코드는 한 마디로 ‘I(나)’로 규정된다. 개인주의적이고 개성이 강하면서 어딘가 ‘쿨(Cool)’한 면모. ‘네트워킹(N)’이나 ‘글로벌(G)’ 코드도 곧 ‘I’로서 살아가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G세대의 장단점은 확연히 대비된다. 장점을 간추리면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바를 추구한다. 아울러 그럴 수 있는 시대로부터 수혜를 받고 있다. 그러므로 태생적으로 열등감이 없고 역동적이며 탈권위적이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전의 양면처럼 이 장점은 곧바로 이들 세대의 단점으로 이어진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선동열 감독의 촌철살인은 곧 G세대를 바라보는 기성세대의 우려 섞인 시선이기도 하다.
“우리 세대는 윗사람이 뭘 시키면 무조건 ‘예’라고 했는데 지금은 뭘 지시하면 ‘왜요?’라고 먼저 묻는다.”
스스로 납득이 안 되고, 내키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하기 싫은 일도 해야만 하는 순간이 있고, 그럴 때 어른스러운 면모가 드러내며 책임감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여겨져왔다.
그런 점에서 G세대는 아직 어리고 미숙하며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라 할 만하다. 창의성과 다양한 개성으로 무장했지만 희생정신이나 인내력은 떨어진다고 기성세대들은 말한다.
이 같은 맥락에서 G세대 선수들을 이끌고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을 일궈낸 김인식 감독의 분석은 울림을 준다.
“얼마 전 원로 작곡가 박춘석 씨의 장례식 광경을 TV로 봤다. 이미자, 패티 김 등 당대의 대가수들이 자기 가족의 일처럼 조문을 하고 있더라. 그런데 젊은 가수들은 거의 보지 못했다.”
김 감독은 에둘러 표현했지만 ‘세상 고마움을 아직 모른다’는 말로도 들린다. 이는 세대간 단절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김 감독의 지적은 아프게 들려온다.
G세대의 핵심 ‘DNA’는 쿨(Cool)이다. 멋지고 싶은 욕구로 충만해 있다. 그러나 그들이 추구하는 욕구는 여전히 자기 자신 혹은 자기 자신과 관련된 것에 한정돼 있다. 그들의 욕망이 사회나 국가, 지구로 확장될 때 G세대는 일시적 트렌드가 아닌 대한민국의 ‘신성장 동력’으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성세대들은 지적한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