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 열린스포츠] 2010년대 지배할 팀은?

입력 2010-03-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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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롯데가 작년에 이어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시범경기 성적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 팬들의 시선은 역시 정규시즌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규시즌과 관련된 수많은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야구는 아무도 모른다’가 정답이다.

2010년 프로야구는 새로운 10년의 역사가 시작된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남다르다. 과연 누가 2010년대 프로야구를 지배할 팀이 될지에 대한 단초를 제공할 수 있는 시즌이기 때문이다. 10년 전 미국 Street & Smith's Sports Business Journal이 미국 4대 리그 전 구단을 대상으로 구단가치를 평가한 적이 있는데, 당시 팀 성적과 관중동원을 2대 기준으로 지수화해서 평가했다. 이 기준을 한국 프로야구에 그대로 적용하면 1980년대는 롯데, 삼성, 해태가 지배했고, 1990년대는 LG의 시대였으며, 2000년대는 두산이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모든 변수를 통제할 수는 없기에 여러 가지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어쨌든 이 기준은 나름대로의 객관성을 담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프로구단에게 팀 성적은 양보할 수 없는 가치이며 중요한 평가기준이 된다. 또한 진정한 명문구단이 되기 위해서는 관중동원도 무시할 수 없다. 큰 구장을 사용하고 있는 LG, 롯데, 두산이 30년 전체로 볼 때 지수가 높은 이유도 구장에 따른 이득을 부인할 수 없다. 결국 구단의 가치상승은 성적과 관중동원이 조화를 이룰 때 가능하다. SK 신영철 사장이 “명문구단이 되기 위해서는 잘 해서 우승을 많이 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정말 품격이 있고, 시장 전체를 리딩해 나갈 수 있는 구단이 진정한 명문구단”이라고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적확한 지적이다. 시장을 리딩하려면 성적과 더불어 충성도 높은 팬의 저변확대가 필수요건이다.

해태와 KIA가 V10을 달성했지만, 시장을 리드하지는 못했다. 프로야구도 하나의 비즈니스로 본다면 구단가치를 높여야 한다. 구단 가치가 높은 팀은 영속성을 담보하며 미래비전을 선점할 수 있다. 2010년 시즌은 향후 10년 동안 어느 팀이 리그의 상대적인 구단가치 평가에서 우위를 선점할 것인가에 대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성적을 담보할 수 없다면 팬서비스에 집중해서 구단 가치를 유지해야 한다. 충성도 높은 팬들을 많이 거느리는 것은 모든 프로구단의 마지막 로망이다. 과연 누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것인지 궁금하다. 시즌은 이제 개막이다.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스포츠에 대한 로망을 간직하고 있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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