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게 쥐어야 상체 회전 백스윙 가뿐
꽉 잡으면 팔스윙 위험…근육통만 남아
아마추어들이 레슨을 받을 때 프로에게서 듣는 가장 흔한 말이지만 가장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것이 힘 빼기가 아닐까?
힘을 빼려면 우선 힘을 주는 근원을 찾아야 하는데 이는 바로 클럽을 쥐는 손이다. 운전면허를 막 따서 처음 도로주행을 하던 때를 기억해보자. 과도한 긴장으로 손에 땀이 날 정도로 힘껏 핸들을 잡았을 것이다. 운전을 마치고 나면 팔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과도한 긴장으로 클럽을 쥐는 그립의 힘이 증가하면 팔도, 어깨도 딱딱해진다. 이런 상태에서 올바르고 유연한 스윙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골프 스윙의 기초는 어드레스다.
이는 올바른 스윙을 구사할 수 있는 토대다. 어드레스는 그립을 잡는 법은 물론 그립의 위치, 스탠스, 척추의 각도 등 여러 요소를 포함한다.
하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그립에 힘이 과도하게 집중되면 이 모든 것이 흐트러진다. 손에 힘이 들어가 경직되면, 몸 전체로 불편함이 퍼져나가고 심하면 손가락과 팔목, 팔 등에 통증까지 느끼게 된다.
그립에 힘이 들어가면 팔과 어깨까지 부담스러운 자세로 변한다.
사진 ①과 ②를 비교해보자. ①이 힘을 뺀 부드러운 어드레스 자세라면 ②는 그립에 과도하게 힘을 준 자세다. 왼손의 그립이 안쪽으로 훨씬 더 많이 돌아가 있다. 힘을 주면 근육의 움직임이 안쪽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이러면 백스윙에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미친다. 그립에 힘이 과도하게 집중되면 사진 ③처럼 상체의 회전이 아니라 손을 사용하는 팔 스윙으로 전환될 위험이 상당히 크다. 자연히 백스윙 톱에서 왼손목이 꺾이고, 어깨회전도 충분히 되지 않는다. 헤드 무게도 느낄 수 없다.
반대로, 손에 힘을 쓰지 않는다고 가정해 보자. 클럽을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동력은 몸의 회전뿐이다. 그러면 사진 ④처럼 백스윙이 충분하며, 원활하면서도 순도 높은 상체회전을 통해 백스윙을 하고 올바른 스윙의 가장 큰 장애물인 팔의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다. 이처럼 힘을 빼라는 말의 근원은 바로 그립이며, 그립 하나가 바뀌면 전체적인 스윙이 달라진다. 다음주에는 잘못된 그립이 임팩트와 팔로스루에 미치는 영향을 대해 알아보자.
정리|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도움말|지멕스 스포츠센터 김성곤 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