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대화 감독. 스포츠동아 DB
심지어 송광민의 어설픈 번트는 동국대 시절부터 가르쳤던 한대화 감독에게까지 ‘책임론’이 옮아갔다. 그러나 ‘급소’를 공격당한 한 감독은 역시 허허실실의 고수였다. “박한이 가르치느라 틈이 없었다.” 사연인즉 한 감독은 애제자 박한이가 프로로 가면 써먹을 수 있도록 기습번트를 조언하고 가르쳤다. 수련의 결과, 하산해도 될 정도로 능숙해졌다. 그런데 문제는 삼성에 입단한 박한이가 그 비장의 무기를 입단 첫해 시범경기부터 마구마구 남발해버린 것. 당황한 한 감독은 전화를 걸어 “시범경기부터 다 보여주면 어떡해?”라고 했건만 이미 버스 떠난 뒤 손 흔든 격이었다. 박한이는 데뷔전 첫 타석에서 번트안타를 성공시킨 이후 변변한 번트안타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상대들이 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박한이 가르치느라 송광민까지 놓쳤으니 한 감독으로선 씁쓸할 따름이다.
대전|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