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급격한 세대교체 ‘반쪽’ 양산

입력 2010-04-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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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부터 불안한 수비 장면이 속출하고 있다. 공식 기록상의 실책이 아니라도 야수의 어이없는 실수 때문에 안타를 만들어주는 경우도 잦다. 특히 SK, 두산, LG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외야수의 수비 실력마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스포츠동아DB

프로야구 늘어난 수비실책 왜?
93경기서 실책수 140개 4년새 최다
외야서도 기록되지 않은 에러 수두룩
젊은선수들 타격치중 수비능력 부족


올 시즌 초반, 유난히 불안한 수비 장면이 속출하고 있다. 프로야구라고 보기 힘들 만큼 어이없는 실책과 실수가 반복되면서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책, 얼마나 늘었나

프로야구는 26일까지 총 93경기가 치러졌다. 이 기간 8개 구단의 공식 실책수는 140개. 경기당 1.51개에 달한다. 지난 3년간의 기록만 비교해 봐도 확실히 늘었다. 2007년에는 504경기에서 673개(경기당 평균 1.34개), 2008년에는 504경기에서 667개(1.32개), 지난해에는 532경기에서 715개(경기당 1.34개)였다. 올 시즌 예정된 532경기의 17.5%%를 소화한 터라 시즌 종료 시점의 수치와는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확실히 체감하고 있는 만큼 실책수가 증가한 게 사실이다.


○수비가 강해야 팀도 강해진다

올 시즌 팀별 실책수를 보면 삼성이 24개로 가장 많고, 롯데와 넥센이 22개로 뒤를 잇고 있다. 그렇다고 8개 구단 중 최소실책 1·2위인 KIA(10개)와 한화(14개)의 수비가 좋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야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대체적으로 SK(16실책)의 수비가 가장 강하고, 두산(16실책)도 버금가는 수비력을 자랑한다. LG(15실책)도 화약고인 유격수 오지환이 점차 안정을 찾으면서 전체적인 수비력이 상위권으로 분류되고 있다. 역시 이들 팀이 1∼3위에 올라 있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이 더 문제

문제는 공식 기록상의 실책뿐 아니라 야수의 어처구니없는 판단미스로 놓쳐 안타를 만들어주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는 점이다. 평범한 타구를 요즘에는 팬들도 ‘혹시’ 하는 불안감으로 끝까지 숨죽이며 지켜봐야 할 정도다. 야구선수도 사람이기 때문에 누구나 실책이나 실수를 범할 수 있다. 그러나 이해할 수 있는 실책이 있는 반면 이해하기 어려운 아마추어적인 실책과 실수도 많다. 특히 외야수의 수비 미숙이 눈에 띈다.


○왜 실책과 실수가 많아졌나

프로야구 관계자들은 여러 요인을 꼽고 있다. 우선 일부 팀에서 급격한 세대교체를 단행하면서 빚어진 결과다. 대표적인 팀이 한화다. 가용할 자원이 적은 데다 타격 소질에 비해 수비 실력이 떨어지는 일명 ‘반쪽 선수’가 다수 포진한 결과다. 또 포지션 전환으로 인해 새로운 포지션에 적응이 덜 된 선수들도 많다. 최근 일부 팀을 제외하고는 공수를 두루 겸비한 선수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또 수비훈련보다 타격훈련에 치중하는 팀일 경우 수비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야구에서 가장 힘들고, 가장 하기 싫지만 가장 많이 해야 하는 훈련이 바로 수비다. 부상선수의 속출과 문학구장 좌측 외야석을 새 단장하기 위해 벽을 무너뜨리면서 외야쪽에 바람이 심하게 부는 등 환경적 문제도 발생했다.


○수비의 퇴보? 일시적 현상?

올 시즌 수비력의 퇴보를 놓고 현장에서 의견은 엇갈린다. 수비력이 떨어지는 선수가 일정 수준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올 시즌 실책수는 예년에 비해 증가할 것이라 진단하는 목소리가 많다. 그러나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부류도 있다. 삼성 류중일 코치는 “올 시즌 초반 유난히 춥고 바람이 부는 날이 많았다. 전체적으로 예년보다 수비 실수가 많은 게 사실이지만 경기가 거듭될수록 줄어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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