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결혼하는 새신랑 이범수. 50부작 드라마 ‘자이언트’ 주인공으로 나선 그는 신부에게 양해를 구하고 촬영을 끝낸 10월께 신혼여행을 가기로 했다. 스포츠동아DB
‘5월의 신부’ 꿈꾸던 맘넓은 여친
“일단 일이 우선” 이해해줘 연기
“일도 사랑도 성실하게 해 낼 자신 있다.”
연기자 이범수는 연예계에서 연기에 관한한 타협이 없는 ‘욕심 많은 남자’로 통한다. 이런 그가 22일 결혼을 앞두고 자신의 평소 스타일대로 일과 사랑을 동시에 선택했다.
다른 부부들이라면 한창 신혼의 단꿈에 젖어있을 시기에 이범수는 일 때문에 신부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생겼다. 10일부터 방송하는 SBS 새 월화드라마 ‘자이언트’(극본 장영철·연출 유인식)에서 그는 주인공을 맡고, 시청자들을 찾는다.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이범수는 “여자친구가 ‘5월의 신부’가 되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해주고 싶었다”며 “하지만 촬영 때문에 결혼식 이후 당분간 신혼여행은 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자이언트’는 1970∼80년대 욕망과 음모가 들끓던 서울 강남 개발을 배경으로 성공한 남자의 복수와 사랑을 다룬 50부작 드라마. 이범수는 주인공 한강건설 창업주 이강모를 연기한다.
그는 “드라마가 워낙 대작이기 때문에 중요한 촬영이 많고 스케줄이 겹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결혼과 일 모두 성실하고 꼼꼼하게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여자친구로부터 결혼 이야기는 하지 말라는 당부를 받았다”는 그는 “드라마에 대한 흥미가 커서 (여자친구가) 먼저 신혼여행은 드라마가 끝나고 가도 된다고 말해줬다. 그래도 미안하더라”라고 말했다.
이범수가 흥미를 느낀 것은 드라마 주요 소재인 강남 개발을 둘러싼 정보와 정보유출, 음모 등이다.
“뻔하지 않고 기발하다. 사나이들의 야망에 대한 이야기고 그 안에서의 암투, 권력다툼 등이 흥미로운 점에서 첩보영화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시대극이라 20대 초반부터 50대 중반까지의 연기를 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그는 “배우로서 그 연령 대를 무리 없이 해야 한다는 것이 목표이자 과제”라며 “영화 ‘오 브라더스’에서 어린아이도 했는데 재밌게 해보자는 각오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는 이범수가 맡은 이강모가 특정 인물을 연상시킨다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범수는 “가까운 시기의 소재를 이야기 하다보니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며 “햄릿을 몰라도 햄릿을 연기하는 것처럼, 과거의 인물을 연기할 때는 그 사람에 대한 정보 없이도 연기를 한다. 그 부분이 논란이 될 것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