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KIA 최희섭(오른쪽)은 새 스트라이크존 문제로 고전했다. 하지만 5월부터 지난 시즌의 빅초이로 돌아왔다. 채우기 위해 비울 줄 아는 용기를 갖췄기 때문이다.스포츠동아DB
존 오히려 좁히자 연일 쾅쾅쾅!
삼진 많아졌지만 스윙폼 되찾아시즌 초반 KIA 최희섭은 새 스트라이크존 문제로 고전했다. 다소 예민한 성격도 존에 대한 민감함을 부추겼다. 4월까지 26경기에서 타율은 0.277, 3홈런 14타점. 중심타자로서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이었다.
하지만 5월부터 지난 시즌의 빅초이로 돌아왔다. 11일까지 9경기에서 0.419에 5홈런 14타점. 장타율(1.032)과 출루율(0.538)도 가공할만한 수준이다. KIA는 최희섭의 활약 속에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홈런의 질도 우수하다. 시즌 8개의 홈런 가운데 6개가 누상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비거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본인도 “펜스를 살짝 넘긴 것이 없는 것 같다”며 웃는다.
KIA 황병일 수석코치의 주문은 간단했다. “어차피 존에 걸치는 공은 쳐봐야 좋은 타구가 나오기 힘들다. 코너워크가 되는 공은 과감히 버려라. 삼진을 당하더라도 너의 공을 쳐라.” 실제로 5월 들어서 최희섭의 경기당 삼진 수는 더 많아졌다. 11일까지 9경기에서 11개의 삼진. 매 경기 1개의 이상의 삼진을 당한다. 대신 나쁜 볼에 손을 대지 않으면서 자기 공을 만들어 칠 수 있게 됐다.
최희섭은 “상대 투수의 공이 좋으면 4타수 무안타를 쳐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아예 인정을 해버리고 들어간다”고 했다. 긴박한 상황에서도 편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설 수 있다. “2008년에 부진도 겪었고, 지난 시즌 같은 경험도 했고. 이제 홈런을 쳐도 삼진을 당해도 일희일비 하지 않아요. 그래야 경기에, 타석에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채우기 위해 비울 줄 아는 용기. 이제 경지에 다다른 모습이다. 물 오른 타격감의 최희섭은 “우리 팀의 5월 경기 일정이 좋다”며 5월 대반격의 선봉장을 자처했다.
광주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