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직원들도 놀란 관중폭발…얼마 벌었나?

입력 2010-05-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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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스포테인먼트의 힘? 2010프로야구가 관중 폭발세를 보이고 있다. 17일까지 작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198만9698명을 기록했고 주말에는 만원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어린이날이었던 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넥센-SK전 때도 2만8000 관중이 꽉 들어찼다.스포츠동아DB

SK관중폭발…하늘도 도왔다
SK가 본 관중 증가 원동력
SK 와이번스 장순일 마케팅그룹장은 16일 오전 마케팅팀 회의에 앞서 “박수 한번 치고 하자”고 했다. 구단 직원들조차 몰랐던, SK가 구단 창립 이래 최초로 평균관중 전체 1위로 올라선 것이다. 물론 최종결과는 아니어도 SK구단사에 길이 기억될 기념비적 성취다.

이어 SK는 16일 두산전에서도 2만8000석 매진을 기록했다. 이로써 최초의 3연전(14∼16일) 매진, 시즌 최다 매진(7회) 등 한때 꿈에서나 가능했을 법한 일이 현실화된 것이다.


주말 연일 만원…SK ‘7회 매진’ 진기록
화창한 날씨·연승·경쟁 콘텐츠의 부재
3박자 맞아떨어져 문학벌 야구팬 홍수

좋아진 서비스·스타마케팅…여심 들썩
작년 대비 관중 8% 증가 벌써 199만명



○SK도 놀랐다

장 그룹장은 “기대 이상”이라고 했다. “평균 1만5000명만 꾸준히 모아도 100만 명에 도달한다. 그런데 지금 1만7000명이다. 90만을 넘어 인천야구 사상 최초의 100만 관중에 도전하겠다.” SK의 공격적 마케팅 정책을 감안하더라도 예상치를 초과한 실적에 대해 장 본부장은 3가지로 자체 분석했다. (비단 SK뿐 아니라 프로야구 8개구단 전체 평균관중의 증가를 설명하는 근거로서도 손색없다.)

첫째, 하늘이 도와줬다. 초반 황사와 이상 추위 탓에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대목인 주말 3연전엔 화창한 날씨가 이어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프로야구 트렌드에서 날씨는 성적보다 더욱 민감한 소재다.

둘째, 성적이다. 압도적 연승이 SK 팬들을 결집시켰다. 인천 팬들은 과거의 아픔 탓인지 유독 승리에 목마르다. 그러나 마케팅적으론 독주보단 막판까지 순위 싸움이 치열할 때 관중몰이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SK만 봐도 2008년보단 2009년(KIA와의 다툼, 19연승)에 막판 스퍼트가 좋았다. 그러면 하위구단의 관중증가는 어떻게 설명될까. 스토리와 캐릭터를 소비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좋아하는 선수를 보러 오는 것이다. 이를테면 ‘야구는 몰라도 김광현은 좋아서’ 야구장을 찾는 여성팬들이 그렇다.

셋째, 야구에 필적할 경쟁콘텐츠가 없었다. 당초 월드컵 특수를 걱정했지만 아직까진 영향이 미미하다. 월드컵 개막이 한 달도 안 남은 시점까지 야구인기가 건재하자 ‘월드컵 때도 축구도 보고 야구도 볼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고 있다. “야구 자체가 좋아서 구장을 찾는 팬층이 가장 많다”는 최근 여론조사도 긍정적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억 명 관중 돌파시점을 당초 6월에서 5월말쯤으로 당겨 잡았다.


○국지적이 아니라 전면적이다

전체 일정(532경기)의 30%인 161경기를 치른 17일까지 관중은 전년 동기 대비 8%가 증가한 198만9698명을 기록했다. 입장수익도 작년보다 38% 증가한 146억5349만8700원이었다. 매진은 총 37차례 나왔다. 평균관중도 모조리 늘었다. 총 관중 편차가 있긴 하지만 이는 대진 스케줄에서 상대적으로 주말경기가 적은 탓이라 풀이할 수 있다.

장 그룹장은 “작년엔 1루 측 마니아 팬들만 했던 응원을 지금은 일반 팬들도 따라하더라”고 했다. 팬 볼륨이 확대됨과 동시에 견고해지는 과정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SK에 못지않게 선전하는 팀이 삼성이다. 벌써 만원관중을 9차례 달성했다. 낙후된 대구구장 시설을 감안하면 더 놀랍다.

 



양적 팽창 뿐 아니라 퀄리티도 업그레이드됐다. 어린이가 중심이 되는 가족 단위 팬, 여성이 중심이 되는 연인 팬이 늘어났기에 승패에 덜 민감하다. 그래서 욕설, 오물 투척이 사라졌다. 테마파크 분위기를 내면서 서비스 가격을 인상해도 팬들의 반발을 사지 않는다. 심지어 외국인 팬들도 늘어났다. SK는 18일부터 와이파이(WiFi)존을 설치, 문학구장에서 무선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IT스포테인먼트에 돌입한다.


○찍힌 숫자가 전부가 아니다

시청률도 상승 곡선이다. OBS 구경백 해설위원은 “여태까지 시청률 1%를 넘은 건 작년(케이블 방송사 중계권 협상 난항 탓에) 단독 중계했을 때가 유일했다. 그런데 올해는 했다하면 1% 이상 나온다”고 했다. 스포츠 전문 케이블도 4구장 경기를 매일 생중계한다. 경기가 끝나면 곧바로 다이제스트 프로그램이 방영된다. 이승엽·메이저리그 등 해외 콘텐츠를 제압했다. 심지어 2군 경기도 편성한다. 스포츠 케이블의 킬러 콘텐츠로서 확고한 입지를 굳히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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