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선수 부상+자신감 상실… 그리스 평가전 얻은게 없네…

입력 2010-06-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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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꼭 꺾어야 한다.”

그리스 취재진도, 그리스 선수들도, 그리스 스태프도 모두 똑같은 상상을 하고 있다. 지난 달 24일 스위스 바트 라가츠 캠프를 취재했을 때 만난 골키퍼 초르바스는 “한국이 좋은 팀인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 역시 한국전은 포기할 수 없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기대했건만 막상 베일을 벗은 그리스의 모습은 기대와는 영 딴판이었다. 마찬가지로 허정무호와 벨라루스의 평가전을 대거 찾은 그리스 미디어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양팀은 나름대로 ‘맞춤형’ 상대를 A매치 스파링 파트너로 구했다. 행보도 비슷했다. 3월 한국이 영국 런던에서 코트디부아르와 만났을 때, 그리스는 자국 볼로스에서 세네갈을 초청했다. 오스트리아(스위스) 캠프로 옮겨서 양국은 서로를 겨냥한 A매치를 벌였다. 벨라루스 및 북한이었다.

남아공 입성 전 마지막 경기도 마찬가지. 이번에는 아르헨티나전에 대비, 각각 파라과이와 스페인을 불러들였다.

하지만 한국도 그리스도 잃은 게 많다. 무엇보다 부상이 쓰라렸다. 곽태휘의 갑작스런 부상에 박지성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한국이다. 그리스는 모라스와 게카스가 아프다. 나란히 수비와 공격의 핵이다.

그러나 결정적 차이가 있다. 한국은 한 수 위 상대 스페인과 맞섰지만 그리스는 해볼 만한 팀과 경기를 했다. ‘승리’보다는 ‘자신감 쌓기’를 위한 차원에서 한국의 행보는 2002한일월드컵 직전과 상황이 비슷한 반면, 그리스는 거의 소득이 없었다.

공식 인터뷰조차 없이 서둘러 빠져나가는 오토 레하겔 감독의 모습에서는 ‘오토 대제’라는 거창한 닉네임에 걸맞지 않는 ‘소인배’의 풍모가 느껴졌다면 지나친 생각일까.빈터투어(스위스)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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