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기자의 월드컵 핫이슈] 결전앞둔 허정무 ‘캡틴 박지성 보호령’

입력 2010-06-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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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키맨’ 허벅지 부상 가슴 철렁-스페인과 평가전 제외 과감한 결단
한국 축구는 오직 한 길로 통하고 있다.

바로 ‘산소탱크’ 박지성(29·맨유)이다. 허정무호 캡틴으로서 2010남아공월드컵 본선이 임박하면서 대표팀에서 그가 차지한 비중과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마치 그가 ‘골을 넣어야’ 한국 축구 전체가 살아남을 수 있는 것처럼 여기는 분위기까지 형성됐다.

결전이 임박한 가운데 허 감독(사진)이 ‘박지성 챙기기’에 나섰다.

스페인전(4일·인스부르크 티볼리노이 슈타디온)은 고지대 적응과 아르헨티나와 월드컵 본선 조별예선 2차전을 겨냥한 마지막 평가전으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었다.

스코틀랜드-잉글랜드-프랑스로 이어진 유럽 강호들과의 잇단 평가전 스케줄을 통해 자신감 쌓기에 성공한 2002년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좋은 내용’이 필요했고, 본선에서 활용할 최적의 전술 찾기에도 초점을 둬야 하는 상황에서도 허 감독은 박지성에게 ‘휴식’이라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출전 여부를 떠나 또 다른 신뢰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

물론 이는 박지성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치르느라 잔뜩 지칠 대로 지쳐 있었던 터. 거의 쉬지도 못한 채 파주NFC 국내 훈련과 일본 원정 평가전(5월24일), 오스트리아 전훈을 계속 해오고 있었던 박지성이다.



이 때문에 본선을 앞둔 휴식은 ‘독’이 아닌 ‘보약’이 될 전망이다. 모의고사보다 수능이 훨씬 중요하다는 당연한 판단도 섰다.

스페인 델 보스케 감독이 “부상에서 회복 중인 토레스를 월드컵 1차전을 위해 한국전에 출전시키지 않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한 것과 같은 맥락.

물론 박지성의 오른쪽 허벅지 부상 상태는 심각하지 않다.

스페인전 이틀 전(1일) 인스부르크 티볼리노이 슈타디온에서 진행된 공식 훈련에 참석하지 않고 천천히 그라운드를 도는 정도로 팀 훈련을 마무리한 것도, 2일에는 아예 필드에 오지 않고 따로 숙소에서 훈련을 한 것도 월드컵을 앞두고 100%% 컨디션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스스로 몸 관리의 필요성을 느껴 미리 대비하는 것일 뿐 통증이 심한 것은 아니라는 전언이다.

일각에서는 박지성이 부상 회복에 어려움을 겪던 2006독일월드컵 직전의 모습을 되새기며 확대 해석을 하지만 허 감독은 그리스-파라과이 평가전이 열린 스위스 빈터투어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박지성의) 월드컵 예선 그리스전 출장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믿음과 배려가 형성된 허 감독과 박지성의 모습 속에 16강을 바라볼만한 한국 축구의 또 다른 긍정의 포인트를 찾을 수 있다.노이슈티프트(오스트리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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