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공-남장현기자의 오스트리아리포트] 16강 해법? ‘이청용 시프트!’

입력 2010-06-05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환상적 공수전개에 팔색조 전술까지
지능플레이 포지션 수행능력도 탁월
스페인 영웅 이에로도 “이청용 훌륭”

‘허정무호, 청용 열차 타고 힘차게!’

바야흐로 이청용(22·볼턴) 시대가 만개했다. 2010남아공월드컵이 불과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4일(한국시간) 인스부르크 티볼리노이 슈타디온에서 펼쳐진 ‘무적함대’ 스페인과의 평가전에 선발 출전한 이청용은 환상적인 공수 전개와 좌우를 넘나드는 폭 넓은 플레이로 많은 이의 호평을 받았다.

‘청용 시프트’란 표현이 딱 어울린다.

이청용의 포지션과 움직임에 따라 허정무호의 플레이가 달라졌고, 팔색조 전술이 펼쳐졌다. 역할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일종의 ‘프리 롤’ 역할이기도 했다.

비록 종료 5분여를 남기고 스페인의 오른쪽 윙 포워드 나바스에 결승골을 내준 게 아쉽긴 했지만 이청용도 그에 못지않았다.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의 전성기를 이끈 스페인의 빈센테 델 보스케 감독이 “한국은 아주 잘 정비돼 있었고, 조직력이 좋다”고 평가한 것처럼 허정무호는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스페인을 맞아 크게 밀리지 않고 선전했는데 특히 이청용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날 경기를 관전한 스페인 축구 영웅 페르난도 이에로도 “17번(이청용의 백넘버)과 16번(기성용)의 움직임이 좋다”고 칭찬했다.

매 순간마다 이청용이 있었다. 측면을 휘젓고 있다가도 어느 순간 디펜스 라인 깊숙이 내려와 상대 압박에 가세했다. 심지어 수비형 미드필더 김정우-기성용 보다 아래쪽에 위치할 때도 있었다.

일단 볼을 빼앗으면 지체 없이 상대 진영을 파고들었고, 동료들과 볼을 주고받으며 어떻게든 빈 공간을 찾으려 했다.

자신감을 가미한 영리한 플레이는 공격에서도 빛났다. 특히 포지션 수행 능력이 뛰어났다. 전반까지 4-2-3-1포메이션의 오른쪽 윙 포워드로 배치된 이청용은 전반 중반 이후 4-4-2로 전환했을 때 왼쪽 미드필드로 이동했고, 후반 들어서 4-2-3-1시스템이 재가동 되자 오른쪽 측면으로 다시 빠졌다.

안정환이 후반 20분 염기훈을 대신해 투입된 뒤 스리톱(4-3-3)으로 전환됐을 때는 박주영-안정환과 함께 최전방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비록 오른쪽 허벅지 안쪽 근육통으로 출전 엔트리에서 빠진 박지성의 결장으로 2% 아쉬움은 남았으나 이청용이 있어 또 다른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인스부르크(오스트리아)|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