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공-남장현기자의 오스트리아리포트] ‘아르헨 해법’은 압박+협력수비…“메시도 묶는다”

입력 2010-06-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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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전 통해 얻은 ‘아르헨 해법’


수비형MF 김정우·기성용 합동작전
‘가상 메시’ 이니에스타 효율적 차단
두꺼운 중원 허무는 원톱전술도 OK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은 경기였다.”

스페인과 평가전을 성공리에 마친 허정무 감독의 소감이다. 비록 0-1 패배였지만 충분히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종료 5분을 남기고 상대 측면 공격수 나바스에 뼈아픈 결승골을 내주긴 했어도 ‘가상의 아르헨티나’를 맞아 싸운 결과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 캠프에서 대표팀 훈련을 지휘해왔던 허 감독은 “남아공월드컵 조별예선 2차전 때 만날 아르헨티나로 생각하고 스페인전을 준비 하겠다”고 했다. 허정무호가 찾은 비책은 과연 무엇일까.


● 이니에스타-파브레가스 통해 메시 봉쇄 비책?

아르헨티나는 하나의 길로 통한다. 바로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다. 폭발적인 드리블과 자유자재로 볼을 다루는 능력, 예측이 불가능한 슛 등 어느 한 군데 나무랄 구석이 없다. 최소 승점 1점 이상 확보를 노리는 허정무호로서는 무조건 메시를 막아야 한다.

아르헨티나와 스페인은 전반적인 스타일이 비슷하다. 4-3-3을 혼재한 4-2-3-1 전형을 활용하는 것부터 그렇다. 물론 ‘가상의 메시’도 있었다. 바로 메시의 팀 동료 이니에스타. 스페인의 ‘마에스트로’로 통하는 이니에스타는 환상적인 패스와 현란한 드리블을 했다.



허정무호가 나름 효율적으로 봉쇄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던 김정우와 기성용 콤비는 적극적인 압박과 유기적인 협력 수비로 이니에스타의 공격 루트를 끊었다. 최전방에서부터 시작된 협력 수비는 이니에스타가 제대로 패스를 시도할 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아쉬운 게 있다면 역시 비슷한 성향의 사비가 후반 교체 투입된 뒤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는 점. 김정우는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내둘렀지만 좋은 공부가 됐다.


● 원 톱 가능성 & 오프사이드 트랩

아르헨티나는 중원이 두껍다. 스페인도 마찬가지. 이에 맞서 허정무호도 미드필드 숫자를 늘렸다. 최전방은 박주영이 포진했고, 염기훈-기성용(김재성)-이청용이 뒤를 받쳤다. 물론 벨라루스전에 이어 스페인전에서도 득점에 실패해 아쉬움은 남았지만 아르헨티나를 겨냥한 ‘맞춤형’ 전략이었다. 허 감독도 “나름의 계획을 세워뒀다. 4-4-2를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아르헨티나에게는 원 톱을 생각해왔다”고 설명했다.

오프사이드 트랩도 인상적이었다. 빠른 템포의 패스 게임을 끊기 위해 오프사이드를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사전에 약속된 움직임은 필수. 허정무호는 스페인전을 앞두고 오프사이드 트랩을 엮는 훈련을 했고, 3차례나 상대의 공격을 차단했다.

인스부르크(오스트리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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