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지리아,북한에 3-1 승리
야쿠부·오빈나·우체 등 개인기 탁월한 최정예
“공격수들 야생동물 처럼 빠르고 엄청나게 강해”
시투·요보 등 장신 중앙수비 발 느려 공략 가능
나이지리아의 장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난 경기였다.
공격은 위력적이었지만 수비에서는 허점을 보였다.
나이지리아는 6일(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 마쿨롱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과의 평가전에서 야쿠부(에버턴)-오빈나(말라가)-마르틴스(볼프스부르크)의 골로 3-1 승리를 거뒀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콜롬비아와 평가전에서 0-0, 1-1로 비겼던 나이지리아는 최종 모의고사를 기분 좋게 끝마쳤다.
● 막강한 공격력
나이지리아는 초반 4-3-3으로 시작한 뒤 전반 중반 이후부터 끝날 때까지 4-4-2 전형을 유지했다.
야쿠부와 오뎀윙기에(로코모티브 모스크바)가 최전방에 포진했고, 허리에 오빈나-에투후-하루나-카이타, 수비는 왼쪽부터 타이워-시투-요보-오디아가 섰다.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이 무산된 핵심 미드필더 존 오비 미켈(첼시)을 제외하면 사실상의 정예멤버.
후반 시작과 함께 오뎀윙기에가 오른쪽 측면으로 내려가는 등 6명을 교체했지만 전형과 플레이스타일에 큰 변화는 없었다.
화력은 막강했다.
전반 16분 야쿠부가 오빈나와 상대 페널티 지역 중앙에서 순식간에 주고받은 2대1일 패스는 북한 수비수들을 허수아비로 만들었다. 야쿠부는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깔끔한 오른발 슛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후반 상대 핸들링에 의한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더 보탠 뒤 정대세에게 추격 골을 내줬지만 종료 직전 마르틴스가 헤딩슛으로 쐐기를 박았다. 이번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북한 수비수 2명을 완벽하게 따돌리고 크로스를 올려 준 칼루 우체의 개인기가 돋보였다.
왼쪽 측면의 오빈나 역시 경기 내내 화려한 드리블을 선보였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정해성 수석코치는 “오늘 멤버가 사실상 1군이라고 보면 된다. 전체적으로 보면 지난 달 사우디아라비아전보다는 조직력이 더 좋아졌다”고 평했다.
● 발 느린 수비는 허술
반면, 이날 경기에서 드러난 수비력은 기대 이하였다.
중앙 수비수 시투, 요보는 각각 191cm과 188cm에 달하는 신장으로 공중을 장악했다. 몸싸움도 강해서 저돌적인 스타일의 정대세도 붙었다하면 여지없이 튕겨져 나갔다.
그러나 발이 느렸다.
북한이 중원에서 가운데로 볼을 찔러준 뒤 다시 외곽으로 벌리고 좁히는 과정에서 큰 어려움 없이 슛 가능 지역까지 접근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나왔다. 북한 공격수들 숫자가 워낙 적어 기회를 살리지 못했지만 눈여겨 볼만한 공격루트였다.
후반 들어 북한이 홍영조-정대세를 중심으로 몰아치자 체력과 집중력도 다소 떨어지는 듯한 모습이었다. 정대세가 넣은 만회골도 수비수의 어이없는 패스미스에서 나왔다.
정대세는 “수비수들은 키가 크고 체격이 좋지만 느리다. 한국의 박지성, 이청용과 같이 개인기와 스피드를 갖춘 선수들은 얼마든지 돌파가 가능하다. 그러나 공격수들은 엄청나게 강하다. 야생동물 같이 빠르다. 두 팀 경기에서는 많은 득점이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요하네스버그(남아공)｜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twitter.com/sportsdong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