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출장을 갈 경우 기사 마감시간에 쫓겨 점심과 저녁식사를 제대로 챙기지 못할 때가 많기 때문에 라면과 즉석밥을 자주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과 시차가 7시간 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 출장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매끼를 음식점에서 해결하는 기자들도 있기는 하지만, 한 끼 정도는 컵라면과 즉석밥으로 떼우는 기자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즉석밥 해먹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컵라면은 뜨거운 물만 부어 먹으면 되지만 즉석밥은 전자레인지나 뜨거운 물에 데워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냄비나 전자레인지가 없는 호텔인 경우 상황은 심각해집니다.
궁여지책으로 선택하는 방법이 세면대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세면대를 막아놓고 뜨거운 물을 채운 다음 즉석밥을 데워먹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제품마다 데워지는 정도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사실입니다. 가칭 L사의 제품과 M사의 제품을 동시에 뜨거운 물에 데운다면, L사의 제품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변하고 M사는 딱딱한 쌀 그대로 남습니다.
찰진 정도도 L사의 제품이 낫습니다. 평소 대부분의 사람들이 M사의 제품을 이용하지만 출장 시에는 L사의 제품이 적합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자들의 경험에서도 차이가 나는데. 이미 해외출장을 많이 다녀본 베테랑 기자는 L사의 제품만 챙겨온 반면 해외출장 경험이 풍부하지 않은 기자들은 M사의 제품을 구매해왔습니다.
남아공에서 방을 같이 쓰는 한 기자는 “2007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안컵 때 L사의 제품과 M사의 제품을 섞어 가져갔었는데 L사의 제품이 괜찮아 그 이후로 계속 L사를 이용하고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참고로 대표팀 선수들은 라면 대신 스파게티를 먹고 있습니다. 히딩크 감독 부임 이후 스파게티는 대표팀 식단에서 중요한 음식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러스텐버그(남아공)=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