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일까 전략일까… 日, 짐바브웨와 0-0… 평가전 1승도 못 건져

입력 2010-06-12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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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언론 “日 위기” 비아냥
실력이 안 되는 걸까, 고도의 전략일까.

일본 축구대표팀이 10일 남아공 조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0위 짐바브웨와의 평가전마저도 졸전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이로써 일본은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5번의 평가전에서 1골을 넣는 데 그치며 1무 4패의 참담한 성적을 남겼다.

이런 일본을 두고 비아냥거림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 붓는 언론이 대부분이지만 전력 노출을 꺼린 고도의 전략일 수 있다는 엇갈린 의견도 나온다. 일본 스포츠 전문지 스포니치는 11일 ‘좌충우돌 대표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표팀이 전대미문의 위기에 빠졌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일본 누리꾼의 반응에서도 싸늘함이 묻어났다. 푸른색 상의를 입고 경기에 나서는 일본 대표팀은 일본 축구팬 사이에서 ‘사무라이 블루’로 불린다. 하지만 블루의 다른 뜻(우울한)에 빗대 ‘블루 사무라이’라며 순서를 바꿔 부르는 누리꾼이 생겼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한술 더 떴다. 가디언은 최근 인터넷판을 통해 오카다 다케시 감독의 4강 목표 발언을 거론하면서 “일본은 수비 중심이고 모험심이 없다”며 “4강은 말도 안 되는 터무니없는 목표”라면서 대놓고 깎아내렸다. 일본에서 발행되는 영자지 저팬타임스도 한국의 16강 진출을 예상한 반면 일본의 16강행은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필리프 트루시에 전 일본 대표팀 감독은 다른 의견을 내놨다. 그는 최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평가전 연패는 전략일 수 있다”고 밝혔다. 트루시에 전 감독은 “평가전은 보완할 점을 찾아 전력을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며 “평가전에서 이겨 승리감에 젖어 있는 것보다는 적당한 긴장이 더 낫다”고 일본 대표팀을 두둔했다.

일본의 평가전 졸전이 실력 부족 때문인지 계산된 전략에 따른 것인지는 조별리그 첫 상대인 14일 카메룬과의 경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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