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기 승리, 16강 진출 얼마나 가까워졌나

입력 2010-06-12 22:2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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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12일 남아프리카공화국 포트엘리자베스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유럽의 복병 그리스를 2-0으로 완파했다. 가장 부담이 되는 1차전을 승리함에 따라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도 눈앞에 성큼 다가왔다.

실제 그동안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첫 경기를 승리한 팀은 대부분 16강에 진출했다. 최근 3번의 월드컵(1998년 프랑스 월드컵, 2002년 한일 월드컵,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1차전 승리 팀의 16강 진출 확률은 86.1%. 프랑스 월드컵에선 1차전 승리 팀이 모두 16강에 올랐다.

3경기를 치르는 조별리그에서 1차전 승리 팀의 16강 진출 확률이 이렇게 높은 건 심리적인 요인 때문. 실제 허정무 대표팀 감독도 그리스 전에 앞서 "첫 경기 승리는 단순한 1승을 훨씬 뛰어넘는다. 우리에겐 자신감이 생기고, 상대에겐 그만큼 부담감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1차전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 첫 경기만 승리하면 그 기세를 몰아 아르헨티나 전에서도 깜짝 놀랄 일을 만들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국은 지난 두 차례 월드컵에서도 모두 첫 경기 승리를 거뒀다. 안방에서 열린 한일 월드컵에선 폴란드를 2-0으로 꺾은 뒤 여세를 몰아 4강 신화를 썼다. 독일 월드컵에선 토고에 2-1 역전승을 거둔 뒤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의 꿈을 품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스위스에 0-2로 패하며 아쉽게 눈물을 삼켰다. 하지만 이 때도 토고 전 승리의 기세를 몰아 강호 프랑스와 1-1로 비기는 등 선전했다.

어쨌든 일단 16강 진출을 위한 밑그림은 그려졌다. 차범근 SBS 해설위원은 "일단 선수들에게 자신감이 생겼다는 건 월드컵과 같은 단기전에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라며 "특히 젊은 선수들에게 1승의 의미는 경기력을 2, 3배 끌어올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전망했다.
태극전사들은 17일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16강 청사진이 보다 뚜렷하게 그려질지 기대된다.

포트엘리자베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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