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다승왕 조정훈의 슬럼프…왜?

입력 2010-06-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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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82.1이닝 소화 피로 누적
아시안게임 의식 시즌초 무리수
팔꿈치 악화 정밀진단 수술 기로

롯데는 6월3일부터 13일까지 10경기에서 8승1무1패를 거뒀다. 승리를 얻지 못한 1무1패가 ‘특정투수’ 등판 날 나왔다. 8연승 직전의 6월2일 LG전 패배도 그 투수 때였다. 그 투수가 15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차라리 잘 됐다 싶은 뉴스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투수’가 조정훈이라면 얘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 왜 악화됐나?

조정훈(사진)은 5월8일 1차로 1군에서 제외됐었다. 휴식을 갖고 20일 복귀, 군산 KIA전에서 승리를 따냈지만 당시(6.1이닝 7안타 4실점)부터 막판 실점이 쏠리는 등 조짐이 불길했다. 이후에는 4연속경기 무승이었다. 6월8일 넥센전(6이닝 2실점)을 빼면 전부 3이닝 이하 조기강판이었다. 마지막 등판이 된 13일 사직 한화전에서는 로이스터 감독이 직접 “못 던지겠으면 말하라”고 했는데 강행하다가 결국 스스로 “안 되겠다”고 실토했다.

롯데 바깥에서는 “포크볼을 너무 많이 던진 댓가”, “못 던지는 몸인데 억지로 던진다” 등의 우려가 쏟아졌다. 이런 ‘추측’에 관해 롯데는 부정했지만 내부적으로 조정훈의 의욕과잉을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문에 무리하다 화를 키웠다”는 진단이다. 사실 조정훈은 지난해 다승왕(14승)을 차지했고, 182.1이닝을 던졌다. 준플레이오프까지 던졌다. 이전까지 80이닝이 최다였던 그였다. 후유증을 우려한 롯데는 겨울부터 세심하게 조정훈을 관리했다. 에이스임에도 4월7일에야 첫 등판을 시킬 만큼 애지중지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 페이스가 너무 좋았던 것이 결과적으로 나빴다. 4월 5경기에서 전부 6이닝 이상을 던졌다. 이후 구위가 급속도로 꺾였고,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 얼마나 아픈가?

로이스터 감독은 15일 삼성전에 앞서 “10일 후에 조정훈이 올라올 일은 없다” “지금은 무조건 쉴 때” “러닝만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밖에도 팔꿈치의 심각성은 여러 곳에서 포착된다. 롯데 내부관계자는 “아시안게임이 문제가 아니라 수술을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를 고민해야할 상황”이라고 했다. 롯데는 이미 정밀진단을 끝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자료를 바탕으로 향후 재활 수순을 밟을 계획이지만 안개정국이다.


● 대안은?

당장 조정훈을 대체할 카드가 롯데에 있을 리 없다. 손민한은 아직 요원하다. 로이스터 감독은 “이용훈 김수화 진명호 김수완 중에서 고를 것”이라고 했다. 구위를 떠나 조정훈의 이탈은 선발 시스템의 균열을 의미하기에 롯데로서는 4강 전선의 적색경보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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