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적 책임지고 활동 멈출것”
가수 이효리가 ‘표절’로 또 한번 발목을 잡혔다. 이효리는 2년 만에 내놓은 4집 정규 음반의 수록곡 중 일부에 대한 표절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녀는 20일 오전 팬 카페를 통해 “작곡가 바누스 바큠으로부터 받은 곡들이 문제가 됐다”며 “처음 데모곡이 유출됐다는 말을 믿었고 또 회사를 통해 받은 곡들이어서 의심하지 못했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그 곡들이 바누스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바누스가 작곡해 ‘표절 논란’에 휩싸인 곡은 ‘그네’, ‘하우 디드 위 겟(How did we get)’, ‘브링 잇 백(Bring It Back)’, ‘필 더 세임(Feel the Same)’, ‘아임 백(I'm Back)’, ‘메모리(Memory)’ 등 총 6곡. 음반 발매와 함께 온라인에서 표절 논란이 일었지만 소속사 측은 “바누스가 해외 유학 당시 곡을 팔기 위해 데모 테이프를 음반사에 돌리는 과정에서 유출됐다”며 표절 의혹을 부인했었다.
이효리는 “곡들이 외국곡이어서 원작자를 찾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그 중 두 곡은 다른 원작자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고, 이미 원작자와 접촉해 논의 중”이라며 “그분들께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힌 만큼 도의적인 책임을 지겠다”며 사과했다.
2집 ‘겟차’ 이후 또 한 번 표절 사건에 휘말리게 된 이효리는 “애착을 많이 가졌던 앨범이니만큼 저도 많이 마음이 아프고 좀 더 완벽을 기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스스로 자책도 많이 했다”면서 “활동을 좀 더 오래 하고 싶었지만 여러 문제들이 해결되기 전에는 섣불리 활동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음반의 제작 및 유통을 맡았던 엠넷미디어의 한 관계자는 “표절 논란이 일어났을 때도 바누스가 결백을 주장하며 영국 스튜디오 녹음 일지 등 증빙 서류를 제출했는데, 이것 역시 조작된 문서였다”며 “바누스를 사기 혐의로 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이효리에게 표절곡 준 작곡가그룹 바누스 바큠은?
이효리에게 표절곡을 준 ‘바누스 바큠’은 리더 바누스(본명 이재영)를 중심으로 한 작곡가 그룹으로 해외 유학파 작곡가와 국내 작곡가 등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효리 앨범 외에 드라마 ‘내조의 여왕’ OST의 일부곡과 이수영의 ‘지울꺼야’, 화요비의 ‘원스(Once)’ 등의 음반에도 참여했다. 2009년에는 길미·박시내 등 6명의 여성 보컬을 내세운 ‘식스 디바스 스페셜 프로젝트 앨범(Six Divas' Special Profect Album)’을 발표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