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공-김진회기자의 월드컵동행기] FC서울 출신 태극전사, 월드컵 5골 중 4골 합작 맹활약

입력 2010-06-23 21: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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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의 스트라이커’ 박주영(AS모나코)을 비롯해 ‘쌍용’ 이청용(볼턴)-기성용(셀틱), ‘꾀돌이’ 이영표(알 힐랄), ‘금빛날개’ 김동진(울산), 신예 이승렬(서울), ‘골 넣는 수비수’ 이정수(가시마).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허정무호의 일원이자 프로축구 FC서울 출신 선수라는 점이다.

특히 이들은 이번 대회 대표팀이 터뜨린 다섯 골 중 네 골을 합작하며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2005년 서울의 유니폼을 입었던 박주영은 나이지리아와의 최종전에서 멋진 프리킥을 성공시키며 주전 공격수로서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무엇보다 이 골로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에서 허용한 자책골을 만회해 의미가 뜻깊었다.

‘쌍용’이청용-기성용도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청용은 조별예선에서 빠른 발과 재치있는 플레이로 오른쪽 측면을 지배하며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함께 코리언 프리미어리거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아르헨티나전에서는 감각적인 골을 뽑아내기도.

기성용은 정확한 크로스를 배달하며 ‘특급 도우미’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그리스전과 나이지리아전에서 프리킥으로 두 개의 도움을 올리며 출중한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선수는 2002년 LG치타스(현 FC서울) 시절 입단해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변신한 이정수. 그는 그리스전 헤딩 선제골에 이어 나이지리아전에서도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뜨리며 장신 수비수 곽태휘(교토상가)가 보유하고 있던 ‘허정무 감독의 황태자’의 자리를 단숨에 가로챘다.

대표팀의 맏형 ‘꾀돌이’이영표도 공수를 오가며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이외에도 김동진과 대표팀 막내 이승렬도 교체 출전하며 대표팀의 큰 힘이 되고 있다.

이들의 활약으로 서울의 선수육성시스템 및 구단 운영도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은 오래전부터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망주 발굴과 육성에 투자해왔다.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은 서울 유소년 팀에서 기량을 발전시킨 대표적인 선수다.

또한 서울은 선수들의 장래와 실리를 따져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도모하고 있다. 박주영의 프랑스 리그 진출 뿐만 아니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떠난 이청용, 스코틀랜드 무대를 밟은 기성용, 네덜란드 리그(당시 PSV에인트호벤)로 이적한 이영표, 러시아 리그(당시 제니트)로 둥지를 옮긴 김동진의 해외진출을 도왔다.

특히 박주영과 이청용의 경우에는 시즌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축구발전을 위해 해외진출에 합의하면서 당장의 성적보다 한국축구와 선수의 장래를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그 결과 이들은 어느덧 대표팀 주축선수로 성장해 사상 최초로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값진 성과를 이뤄냈다.

더반(남아공)=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전영한 동아일보 기자 scoopjy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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