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원정 16강] “어게인 2002”… 대한민국 ‘월드킥’은 계속된다

입력 2010-06-24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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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박주영 연속골… 사상첫 원정 16강 신화 창조
26일 오후 11시 남미 강호 우루과이와 8강 진출 격돌

나이지리아와 2-2로 조2위


한국축구가 새 역사를 썼다.

한국은 23일 더반의 모저스마비다 경기장에서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 B조 마지막 경기에서 나이지리아와 2-2로 비겨 1승 1무 1패(승점 4점)로 아르헨티나(3승·승점 9점)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 때부터 시작된 한국의 여덟 차례 월드컵 도전사에서 원정 대회 16강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2002년 홈에서 열린 한일 월드컵 때 네덜란드 출신 ‘족집게 강사’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룬 4강 신화를 제외하고 원정 월드컵에서 한 번도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만큼 값진 성과다.

허정무 감독은 국내 사령탑으로는 처음으로 본선 승리와 원정 16강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허 감독은 2001년 이후 히딩크와 움베르투 코엘류, 요하네스 본프레러, 딕 아드보카트, 핌 베어벡 등 외국인의 손에 맡겨져 있던 대표팀 지휘봉을 2007년 말 되찾아와 이번에 전인미답의 새 역사를 쓰면서 토종 사령탑의 자존심을 한껏 올렸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명실상부한 아시아 축구의 대표주자로 우뚝 섰다. 아시아 국가로는 역대 최다 본선 진출(8회)과 역대 최다 연속 본선행(7회 연속)의 기록을 세웠던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 나선 아시아 4개팀(한국 일본 호주 북한) 가운데 가장 먼저 16강에 올랐다.

한국은 한일대회 때의 홈어드밴티지 논란도 털어내며 국제경쟁력을 갖췄음을 보여줬다. 한국은 4강 신화를 쓰긴 했지만 원정에서 성적이 좋지 못해 국제무대에서 과소평가된 측면이 많았다. 이번에는 1차전에서 유럽의 복병 그리스를 2-0으로 완파하며 원정에서 유럽팀을 한 번도 넘지 못한 징크스를 떨쳐냈고 이날 나이지리아와 비기며 아프리카팀을 만나면 고전했던 악몽도 지웠다. 이젠 국제무대에서 어떤 강팀을 만나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한국은 26일 오후 11시 그리스를 1승 제물로 삼았던 약속의 땅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경기장에서 A조 1위인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또 한번의 유쾌한 도전에 나선다. 태극전사들이 부담 없이 즐거운 도전에 나서기를 기대한다. “대∼한민국.”

더반=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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