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스페셜 김성근감독이 말하는 불펜 운용의 철칙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다. 보편적 가치보다는 특수성을 존중하라는 의미일 터다. SK를 우호적으로 이해하려면 필히 요구되는 시점이기도 하다.흔히 SK 야구를 두고 ‘불펜을 너무 돌린다’라는 얘기가 곧잘 나온다. 실제 SK의 불펜 빅3인 정우람은 45경기(5일까지), 이승호는 42경기, 정대현은 20경기(5월 7일 등록 이후)에 나왔다. 특히 정우람은 66.2이닝을 던졌는데 이 숫자는 SK의 선발 빅4 다음으로 많은 숫자다.(제5선발보다도 많이 던졌다는 얘기다.) 정우람은 지난주에 SK가 치른 5경기에 전부 등판(총 122구 투구)해 논쟁을 점화시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6일 삼성전에 앞서 SK 김성근 감독(사진)은 간접 변호를 했다. 요약하자면 ‘SK는 불펜운용 대원칙을 연투나 투구이닝이 아니라 다른 데 두고 있다’는 것이다. 다름 아닌 투구폼이다. 풀어 쓰자면 투수의 투구폼이 흔들리지 않는 한, 많이 혹은 자꾸 던지더라도 큰 무리가 아니라는 관점이다. 이는 비단 김 감독뿐 아니라 SK 코치진의 공통분모에 가깝다. 투수가 다치는 것은 많이 혹은 자주 던져서가 아니라 잘못된 폼으로 던지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잘못된 폼으로 변질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체력 저하가 주원인일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SK 투수들은 유독 하체훈련을 많이 한다. 비 오는 날에도 달리기를 하러 투수들이 운동장에 나오곤 한다.
김 감독이 “정우람은 지난주 광주에서 처음 2경기는 안 좋았다. 그래서 호텔방에 불러 이야기를 하고 폼을 교정했다”고 말한 것도 맥락이 이어진다. 아울러 SK는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아예 스파이크도 신지 않도록 완전한 휴식을 병행한다.
소위 ‘SK식 관리’다. 선수층이 얇기 때문에 가용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탈이 안 나도록 꾸려야 하는 절묘한 균형을 꾀해야 하는 셈이다. 비단 이는 SK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김 감독은 올 시즌 유독 각 팀들의 연패와 연승이 교차하는 이유도 선수층에서 찾았다.
잘 나가다가도 핵심 선수가 부상 이탈하면 메우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순위경쟁이 치열할수록, 야구 수준이 높아질수록 이런 경향은 심하지만 선수 수급이 못 따라간다는 얘기다.
이에 관해 김 감독은 “5년 연속 꾸준한 성적을 내는 투수가 거의 없다. 경기 수가 너무 많다. 스트라이크도 못 던지는 투수가 1군에 올라오는 것을 볼 때도 있다”고 실정을 지적했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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