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두산 양의지, 방망이 되지…수비도 되지…양포수는 명포수

입력 2010-07-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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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양의지. [스포츠동아 DB]

고비마다 투런포·적시타 ‘알토란’
‘의지의 사나이’ 해결사 역할 톡톡


두산은 전통적으로 공격력보다는 수비력이 뛰어난 포수가 많았다. 야구에서 흔히 말하는 ‘수비형 포수’다. 그러다 1999년 입단한 홍성흔으로 인해 공격력이 뛰어난 포수를 얻게 됐다. 홍성흔이 안방을 내준 뒤 채상병, 용덕한, 최승환 등 다시 수비형 포수가 자리를 차지했다.

이제 팀을 떠난 홍성흔(롯데)의 뒤를 이을 만한 방망이를 갖춘 포수가 나타났다. 바로 양의지(23)가 주인공이다.

양의지는 20일 잠실에서 열린 라이벌 LG와의 홈경기에 8번타자 겸 포수로 선발출장해 방망이 솜씨를 제대로 발휘했다. 1회말 선취점을 뽑자마자 2회초 실점하며 동점이 된 상황. 2회말 두산은 선두타자 손시헌이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여기서 양의지는 필 더마트레를 상대로 볼카운트 2-3서 8구째 한가운데 높은 직구를 공략했다. 그것도 밀어쳐 우월2점홈런을 터뜨렸다. 팀이 3-1로 리드를 잡는 귀중한 홈런. LG 유격수 오지환(9홈런)에 앞서 신인왕 후보 중 가장 먼저 터뜨린 두 자릿수 아치였다.

그리고 8회말에도 또 한번 양의지의 방망이가 폭발했다. 3-5로 역전당해 끌려가던 두산은 김현수의 2점포(16호)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1사 후 오재원의 평범한 타구를 LG 1루수 이택근이 실책을 범하면서 찬스를 이어갔다. 임재철의 3루 땅볼과 손시헌의 볼넷으로 계속된 2사 1·2루. LG는 김광수를 빼고 6번째 투수인 사이드암 김기표를 올려 불을 끄려했다. 여기서 양의지는 곧바로 3루수 키를 총알처럼 넘기는 좌전적시타를 때려냈다. 두산은 양의지의 적시타로 6-5로 다시 앞섰고, 이원석의 2타점 3루타까지 더해져 8-5로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뒀다. 결국 양의지는 결승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까지 83경기에 타율 0.290(255타수 74안타) 10홈런 48타점의 호성적을 거두며 하위타선의 핵으로 활약하고 있는 양의지는 경기 후 “팀이 역전승해서 기분 좋다. 상대 투수가 변화구 제구가 잘 안 돼 직구를 많이 던지는 것 같아 기다렸다. 운 좋게 3루수 키를 넘어갔다”며 활짝 웃었다. 그러나 그는 “전반기에 공격에서는 팀에 보탬이 된 것 같은데 수비에서, 특히 도루저지나 블로킹 등을 보완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이날까지 도루저지율이 0.233(86차례 시도 중 20차례 저지)에 불과했다. 공수를 갖춘 진정한 포수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양의지다.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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