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마쿠스 특별기고] “세계 4강 돌풍…원더풀 코리아”

입력 2010-07-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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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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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W 정혜인·지소연 등 공격진 막강

기술·세트피스·침투능력 두루 갖춰

獨감독 “훌쩍 자란 한국 4강 당연해”
6월 초, 비가 내리고 몹시 추운 날이었다. 한국 여자 U-20 대표팀은 독일과 친선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그로부터 두 달 후에 있을 U-20 여자월드컵에서 한국이 성공하리라고 예측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8강전이 벌어진 독일 드레스덴. 2만1146명의 관중들 앞에서 그들은 멕시코를 완벽하게 압도하며 3-1로 승리했다. 이 젊은 팀의 미래가 화창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한국여자축구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토너먼트 경기에서 처음으로 4강에 올랐다.

“나는 전혀 놀랍지 않아요.” 한국과 4강전을 하루 앞두고 독일 여자 U-20 대표팀의 마이네르트 감독이 말했다.

“우리가 두 달 전에 만났을 때도 그들은 이미 훌륭한 축구를 보여줬습니다. 단지 골 찬스를 살리지 못했을 뿐이에요.”

한국은 훌쩍 더 성장해 있었다. 예선과 8강에서 11골을 넣으며 결승에도 충분히 오를 자격이 있는 팀이라는 걸 증명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위스에 4-0 완승을 거뒀다. 스위스는 1년 전 U-19 유럽축구선수권에서 독일을 3-0으로 이겼던 팀이다.



한국선수들은 일일이 언급하기 힘들 정도로 모두 뛰어난 기량을 자랑했다.

이민아(영진전문대)와 김나래(여주대)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중원을 굳건히 지켰다. 최전방 공격수 정혜인(현대제철)은 활동량이 좋은 선수였고, 지소연(한양여대)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화려한 기술과 위협적인 세트피스, 그리고 공간 침투 능력까지 모든 걸 갖췄다.

스위스를 물리친 한국은 체격이 좋은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마저 4-2로 이겼다. 가나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지난 대회 우승팀 미국과 1-1로 비기면서 좋은 기량을 보여줬으나 한국에는 역부족이었다. 한국은 최인철 감독이 8강에 초점을 맞추고 주요 선수 몇몇을 뺀 미국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만 유일하게 0-1로 패했다.

한국은 2004년 태국 대회에 이어 이번이 고작 두 번째 출전임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축구의 강자임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특히 지소연에 대해서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7골로 득점왕(골든부트) 경쟁에 불을 지폈다. 그녀 앞에 있는 선수는 독일의 포프(9골) 뿐이다. 골든볼(최우수선수) 후보에도 동료 김나래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독일과의 4강전에서 넣은 골은 ‘오늘의 골’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인철 감독은 월드컵 때 훌륭한 경기를 보여준 모든 선수들을 칭찬했다.

“그들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훈련했어요. 4강에 오른 건 한국 여자축구 최고의 순간입니다. 저는 앞으로 한국 여자축구에 큰 힘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지소연에 대해 최인철 감독은 “그녀는 높은 수준의 훈련을 소화하면서도 몸을 보호할 줄 아는 영리한 선수다”고 칭찬했다.

2015년 월드컵 참가 팀은 16개에서 24개로 늘어난다. 당연히 한국에도 더 많은 기회가 있다. 이처럼 어리고 재능 넘치는 선수들이 있기에 한국 여자축구의 미래는 밝다.


마쿠스 유헴 UEFA.com 에디터


독일 출신으로 여자축구를 포함한 각종 축구 칼럼을 신문에 기고하고 있는 전문 기자이며, 이번 U-20 여자월드컵을 현장에서 취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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