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넷북 자체의 사양이나 성능 규제에 따라 더 이상 바랄 것도, 바랄 수도 없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 왜냐하면 넷북은 ‘인텔의 아톰 프로세서’에 ‘메모리 1GB’, ‘내장 그래픽 칩셋’, ‘하드디스크 100~200GB 남짓’, ‘LCD 크기 10인치 내외’, ‘해상도 1,024 x 600 내외’ 등 주요 사양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최신 넷북이라 해도 몇 년 전 제품과 사양이나 성능에 큰 차이가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넷북은 죄다 거기서 거기다).
그러니 넷북을 선택하는 기준은 사양이 아닌, 가격이나 디자인/외형 또는 크기/무게로 규정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도 넷북은 인터넷 서핑과 문서 작업 등 기본적인 컴퓨팅 작업 이외에, 간단한 웹 게임(인터넷 맞고, 포커, 장기 등) 정도만 처리할 수 있다. 3D 게임은 애당초 기대할 수 없다(물론 설치되고 돌아는 간다. 즐길 수 없을 뿐). 그래도 동영상은 해상도 720p 급 파일 정도는 큰 무리 없이 재생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문서 작성하다가 자료 찾으려고 인터넷 서핑하고, 가끔 쉬면서 (화질 크게 안 따지고) 영화 한 편 볼 때 쓰면 딱 좋은… 그게 넷북이다.
TG삼보컴퓨터의 넷북 제품인 ‘버디’는 합리적인 가격과 작고 가벼운 디자인으로 국내 넷북 시장에서 선전을 펼치고 있는 제품이다. 얼마 전 출시한 HS-120 모델도 최신 아톰 프로세서(그래 봐야 아톰이지만)와 감각적인 디자인 등을 채용하여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HS-120 리뷰에 들어가기에 앞서, 아톰 프로세서가 장착되는 넷북이나 넷탑에 대한 환상부터 깨도록 한다. 이름만 들어 보면, 막강하고 강력한 성능을 낼 듯하지만 전혀 그렇지 못하다. 과거 대우자동차에서 출시한 초 경차인 ‘티코’에 비유할 수 있다. 부수적인 옵션과 사양을 과감히 제거하여 가격을 낮추고 연비를 끌어올린 것처럼, 아톰 프로세서 역시 잉여 성능을 걷어내고 문서 작성이나 인터넷 서핑 등만을 위한 최소한의 사양만 보유했다. 노트북이나 데스크탑 컴퓨터를 닮았다 해서 성능도 그와 비슷하게 발휘할 것이라 상상하지 마라. 아무런 정보 없이 ‘소형 노트북’이라는 말만 듣고 샀다가 실망한 사람들이 앉아 번호로 연병장 열 바퀴가 넘는다. 그러니 어떤 제품이든지 그 생산 의도와 목적을 파악하고 접근해야 하겠다.
넷북치고는 꽤 괜찮은 외형과 디자인
넷북은 가격이 워낙 저렴하다 보니 제조사 측에서도 외형이나 디자인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에 비해 HS-120은 커버를 알루미늄 소재로 덮어 넷북이지만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즉 그동안의 버디 시리즈와 달리 ‘저렴한 티’는 나지 않는 듯하다. 또한 획일적인 투명 하이그로시 재질이 아니다 보니, 손가락으로 긁어 봐도 스크래치가 생기지 않는다. 당연히 먼지도 잘 안 묻는다.
그래도 내부는 여전히 (부분적으로) 하이그로시 코팅이다. 하긴 요즘 전자기기에서 빠질 수 없는 디자인 요소이다 보니 없으면 또 살짝 허전하다. 아무튼, 디스플레이 크기는 넷북 기준에 따라 10.1인치, 대각선 길이 25.6cm다. HS-120 역시 디스플레이 가장자리 프레임이 넓어 화면이 상대적으로 더 작아 보인다. 그 프레임에는 밋밋하지 않도록 웹캠(130만 화소)과 스테레오 스피커를 부착해 뒀다.
10인치 크기의 넷북에서 중요한 이슈는 역시 키보드 배열. 각 키 크기도 크고 배열도 나무랄 데 없는데, 딱 한 가지, 오른쪽 시프트(Shift) 키 왼쪽에 있는 3개의 키가 걸림돌이다. 사용자마다 손바닥/손가락 크기가 다를 테니 느낌도 다르겠지만, 본 리뷰어는 이 3개 키를 입력하기가 여간 헛갈리는 게 아니었다. 키 크기가 다른 키에 비해 약 7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타이핑 시 빈번하게 사용하는 마침표, 물음표, 쉼표 키다 보니 더욱 그랬다. 좁은 공간에 82개의 키를 배치해야 하니 어쩔 수 없다지만, 제품 기획자께서는 이와 같은 불편함이 없었는지 궁금하다.
양 손목을 지지하는 팜레스트 부분에 얇은 필름을 덧대어 놓은 건 괜찮은 선택이다. 흔히 새 제품에 붙어 있는 제거 필름으로 보기에는 나름대로 탄탄하게 잘 붙어 있다. 그대로 놔두고 보호 필름으로 사용하면 되겠다.
본체 앞쪽으로 각종 동작 LED가 노출형으로 달려 있어 커버를 닫아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앞쪽에는 메모리 카드 리더가 그 옆으로 사운드/마이크 단자가 있다. 본체 왼쪽에는 USB 2.0 포트 2개, 오른쪽에는 모니터(D-Sub) 단자, 유선 랜 단자가 각각 달려 있다.
배터리는 다른 넷북(대개 4,500mAh 이하)에 비해 용량이 높은 6,500mAh다. 그래서 그런지, 전체 무게 1.13kg 중 배터리 무게만 300g이다. 물론 1.13kg은 가지고 다니기에 한결 부담 없는 수준이긴 하다. 실제로 2주간 백 팩 에 가지고 다녀 보니, 성능이고 디자인이고 넷북은 역시 가벼운 게 ‘장땡’이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성능은 딱 인터넷 서핑과 문서 작업용
넷북이나 넷탑 등은 성능에 대해 구구절절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야기할 것도 별로 없지만, 이야기해봐야 입만, 아니 손만 아프다. 다른 건 몰라도 IT동아에서 주로 사용하는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퍼포먼스 테스트 7.0만은 돌려본다. HS-120 홍보 이미지에서는 ‘그래픽 성능이 50% 향상’됐다 하던데, 믿거나 말거나…. 참고로, Performance Test 실행 시 3D 그래픽 부분은 아예 테스트가 안 된다. 왜냐하면 그래픽 처리에 필요한 다이렉트X를 지원하지 않아서다.
하여튼 테스트 결과는 333점. 에버라텍 버디의 초기 버전인 HS-101은 137.1점을 기록했었는데, 어쨌든 퍼포먼스 테스트 7.0의 결과만 놓고 보면 성능이 향상되긴 한 것 같다. 참고로 얼마 전에 리뷰했던 도시바 넷북 NB305가 347.9점이었다. 기타 사양은 똑같아도 NB305는 아톰 N470(동작 클럭: 1.83GHz)이지만, HS-120은 N450(1.66GHz)으로 다르다. 이 차이가 약 15점의 성능 차이를 보인 셈이다. 당연히 체감할 수 있는 차이는 아니다.
다른 제조사의 다른 넷북도 (최근 출시된 제품이라면) 대부분 300점 초반일 것이라 예상한다. 사양이 고정돼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이 정도라면 문서/인터넷 작업은 무난하지만, 사진 편집 작업은 인내심을 가져야 하고, 동영상 편집/인코딩 작업은 ‘언감생심’이다.
그래도 한가지 고무적인 건 네트워크 사양이다. 유선랜이 기가비트(1,000Mbps)를, 무선랜이 802.11n 규격을 지원한다. 유선랜이야 그렇다 쳐도 무선랜이 802.11n(최대 150Mbps)이냐 802.11g(최대 54Mbps)냐는 인터넷 서핑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앞서 언급한 도시바 NB305는 기가비트 유선랜과 802.11n 규격의 무선랜을 모두 지원하지 않는다.
일단 플래시 동영상 등이 무수한 영화 홈페이지 몇 군데를 들어가 봤다. 플래시로 도배한 사이트를 들어가 보는 게 아무래도 웹 페이지 로딩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인터넷은 802.11n 무선 랜으로 접속했다). 예상했던 대로, 웹 페이지가 로딩되자 CPU 사용률이 80~100%를 유지했으며, 예고편 동영상도 중간중간 끊기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영화 사이트도 마찬가지였다. 꾹 참고 보면 못 볼 것도 없지만, 많이 힘든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톰 프로세서 때문이다. 결국 요즘 같이 플래시 효과가 많은 웹 페이지를 즐기려면, 네트워크 성능뿐 아니라 프로세서 성능도 따라줘야 함을 알 수 있다.
솔직히 온라인 게임은 테스트하지 싶지 않았으나, 그래도 혹시 게임에 미련을 갖고 있을 독자가 있을지 몰라, 요구 사양이 높지 않은 게임 한두 개만 접속, 실행해 봤다. 농구 게임인 ‘프리스타일’과 국민 FPS 게임 ‘서든어택’이다.
‘프리스타일’의 경우, 게임 설치는 문제 없었으나, 실행 후 20여 분을 기다려도 메인 화면이 나타나지 않았다. 시스템이 다운된 것은 아니지만, 몇 번을 다시 시작해 봐도 결과는 마찬가지. 결국 게임 실행 테스트를 수행할 수 없었다. 아마도 3D 그래픽 기능(다이렉트X) 등이 지원되지 않기 때문일 것으로 판단된다. 예전에 다른 넷북에서는 어렵게나마 실행된 듯한데….
‘서든어택’은 그래도 잘 설치되고 잘 실행됐다. 하지만 역시 원활한 게임을 바라는 것은 무리. 성능 옵션은 게임이 자동 설정한 그대로 유지했는데, 100킬 데스매치를 진행하는 동안 제대로 된 샷을 날리지 못하고 데스 수만 쌓았다. 팀에 민폐를 끼친 것은 당연한 것이고. 솔직히 안 하느니만 못했다(게임 제목 그대로 ‘갑자기 전사’하게 되니). 하지만 HS-120을 원망하진 않는다. 넷북은 원래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최신 제품답게 넷북의 기준 성능은 무난히 보여줬다. 인터넷 서핑도 문서 작업도 (키 타이핑 상의 헛갈림 이외에) 성능적인 불편함은 거의 없었다. 동영상의 경우 일반적인 화질(용량 700MB급)은 감상하는 데 전혀 지장 없었으며, 720p급 고화질도 다소 버겁지만 정상적인 재생은 가능했다. 다만 1,080p급 동영상은 역시 무리다. 아울러 앞서 본 대로, 온라인 게임은 아예 고려치 말기를 적극 권장한다.
넷북은 성능을 보고 사는 게 아니다. ‘티코’를 마력이나 토르크를 보고 사는 게 아닌 것처럼.
이 정도면 됐지, 넷북인데
서두에서도 말했지만, HS-120이 완벽하다기보다는 기본기에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무게도 가볍고 디자인도 나쁘지 않고 성능도 넷북 기준 성능 잘 나오고, 가격도 다른 넷북과 유사한 수준이다. 판매처에 따라서는, 이동 인터넷 가입 조건으로 공짜로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방법으로 얻든 넷북으로서의 기본기는 충분히 보여줄 것으로 판단된다. HS-120을 사려고 했다면 그 생각을 굳히면 되겠고, 넷북을 사려고 했다면 HS-120에도 관심을 두기를 권한다.
TG삼보 제품에 대한 개인적 바람
타사 제품, 특히 외국계 기업의 노트북은 전원 어댑터에도 자사 로고를 새겨 본체와의 통일감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도 LG전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TG삼보 노트북의 전원 어댑터는 어댑터 제조사의 로고나 마크를 그대로 사용한다. TG삼보 노트북 중 자사 로고가 인쇄된 어댑터를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그게 무슨 상관이냐’ 지적하겠지만,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 디테일을 느낄 수도 있다. 다양한 기기를 사용하게 되면서 전원 어댑터도 섞이기 마련인데, 적어도 TG삼보 노트북용 어댑터라고 한눈에 식별할 수 있는 고유 마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도 TG삼보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컴퓨터 전문기업이 아니던가. 하다못해 3~4만 원짜리 소형 전자기기 어댑터에도 자사 로고를 넣는 추세인데, 이제는 TG삼보 노트북 어댑터에도 ‘자랑스러운 TG삼보’ 로고를 새겨 넣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글 / IT동아 이문규(munch@itdonga.com)
※ 포털 내 배포되는 기사는 사진과 기사 내용이 맞지 않을 수 있으며,
온전한 기사는 IT동아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사용자 중심의 IT저널 - IT동아 바로가기(http://it.donga.com)
그러니 넷북을 선택하는 기준은 사양이 아닌, 가격이나 디자인/외형 또는 크기/무게로 규정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도 넷북은 인터넷 서핑과 문서 작업 등 기본적인 컴퓨팅 작업 이외에, 간단한 웹 게임(인터넷 맞고, 포커, 장기 등) 정도만 처리할 수 있다. 3D 게임은 애당초 기대할 수 없다(물론 설치되고 돌아는 간다. 즐길 수 없을 뿐). 그래도 동영상은 해상도 720p 급 파일 정도는 큰 무리 없이 재생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문서 작성하다가 자료 찾으려고 인터넷 서핑하고, 가끔 쉬면서 (화질 크게 안 따지고) 영화 한 편 볼 때 쓰면 딱 좋은… 그게 넷북이다.
TG삼보컴퓨터의 넷북 제품인 ‘버디’는 합리적인 가격과 작고 가벼운 디자인으로 국내 넷북 시장에서 선전을 펼치고 있는 제품이다. 얼마 전 출시한 HS-120 모델도 최신 아톰 프로세서(그래 봐야 아톰이지만)와 감각적인 디자인 등을 채용하여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HS-120 리뷰에 들어가기에 앞서, 아톰 프로세서가 장착되는 넷북이나 넷탑에 대한 환상부터 깨도록 한다. 이름만 들어 보면, 막강하고 강력한 성능을 낼 듯하지만 전혀 그렇지 못하다. 과거 대우자동차에서 출시한 초 경차인 ‘티코’에 비유할 수 있다. 부수적인 옵션과 사양을 과감히 제거하여 가격을 낮추고 연비를 끌어올린 것처럼, 아톰 프로세서 역시 잉여 성능을 걷어내고 문서 작성이나 인터넷 서핑 등만을 위한 최소한의 사양만 보유했다. 노트북이나 데스크탑 컴퓨터를 닮았다 해서 성능도 그와 비슷하게 발휘할 것이라 상상하지 마라. 아무런 정보 없이 ‘소형 노트북’이라는 말만 듣고 샀다가 실망한 사람들이 앉아 번호로 연병장 열 바퀴가 넘는다. 그러니 어떤 제품이든지 그 생산 의도와 목적을 파악하고 접근해야 하겠다.
넷북치고는 꽤 괜찮은 외형과 디자인
넷북은 가격이 워낙 저렴하다 보니 제조사 측에서도 외형이나 디자인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에 비해 HS-120은 커버를 알루미늄 소재로 덮어 넷북이지만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즉 그동안의 버디 시리즈와 달리 ‘저렴한 티’는 나지 않는 듯하다. 또한 획일적인 투명 하이그로시 재질이 아니다 보니, 손가락으로 긁어 봐도 스크래치가 생기지 않는다. 당연히 먼지도 잘 안 묻는다.
그래도 내부는 여전히 (부분적으로) 하이그로시 코팅이다. 하긴 요즘 전자기기에서 빠질 수 없는 디자인 요소이다 보니 없으면 또 살짝 허전하다. 아무튼, 디스플레이 크기는 넷북 기준에 따라 10.1인치, 대각선 길이 25.6cm다. HS-120 역시 디스플레이 가장자리 프레임이 넓어 화면이 상대적으로 더 작아 보인다. 그 프레임에는 밋밋하지 않도록 웹캠(130만 화소)과 스테레오 스피커를 부착해 뒀다.
10인치 크기의 넷북에서 중요한 이슈는 역시 키보드 배열. 각 키 크기도 크고 배열도 나무랄 데 없는데, 딱 한 가지, 오른쪽 시프트(Shift) 키 왼쪽에 있는 3개의 키가 걸림돌이다. 사용자마다 손바닥/손가락 크기가 다를 테니 느낌도 다르겠지만, 본 리뷰어는 이 3개 키를 입력하기가 여간 헛갈리는 게 아니었다. 키 크기가 다른 키에 비해 약 7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타이핑 시 빈번하게 사용하는 마침표, 물음표, 쉼표 키다 보니 더욱 그랬다. 좁은 공간에 82개의 키를 배치해야 하니 어쩔 수 없다지만, 제품 기획자께서는 이와 같은 불편함이 없었는지 궁금하다.
양 손목을 지지하는 팜레스트 부분에 얇은 필름을 덧대어 놓은 건 괜찮은 선택이다. 흔히 새 제품에 붙어 있는 제거 필름으로 보기에는 나름대로 탄탄하게 잘 붙어 있다. 그대로 놔두고 보호 필름으로 사용하면 되겠다.
본체 앞쪽으로 각종 동작 LED가 노출형으로 달려 있어 커버를 닫아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앞쪽에는 메모리 카드 리더가 그 옆으로 사운드/마이크 단자가 있다. 본체 왼쪽에는 USB 2.0 포트 2개, 오른쪽에는 모니터(D-Sub) 단자, 유선 랜 단자가 각각 달려 있다.
배터리는 다른 넷북(대개 4,500mAh 이하)에 비해 용량이 높은 6,500mAh다. 그래서 그런지, 전체 무게 1.13kg 중 배터리 무게만 300g이다. 물론 1.13kg은 가지고 다니기에 한결 부담 없는 수준이긴 하다. 실제로 2주간 백 팩 에 가지고 다녀 보니, 성능이고 디자인이고 넷북은 역시 가벼운 게 ‘장땡’이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성능은 딱 인터넷 서핑과 문서 작업용
넷북이나 넷탑 등은 성능에 대해 구구절절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야기할 것도 별로 없지만, 이야기해봐야 입만, 아니 손만 아프다. 다른 건 몰라도 IT동아에서 주로 사용하는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퍼포먼스 테스트 7.0만은 돌려본다. HS-120 홍보 이미지에서는 ‘그래픽 성능이 50% 향상’됐다 하던데, 믿거나 말거나…. 참고로, Performance Test 실행 시 3D 그래픽 부분은 아예 테스트가 안 된다. 왜냐하면 그래픽 처리에 필요한 다이렉트X를 지원하지 않아서다.
하여튼 테스트 결과는 333점. 에버라텍 버디의 초기 버전인 HS-101은 137.1점을 기록했었는데, 어쨌든 퍼포먼스 테스트 7.0의 결과만 놓고 보면 성능이 향상되긴 한 것 같다. 참고로 얼마 전에 리뷰했던 도시바 넷북 NB305가 347.9점이었다. 기타 사양은 똑같아도 NB305는 아톰 N470(동작 클럭: 1.83GHz)이지만, HS-120은 N450(1.66GHz)으로 다르다. 이 차이가 약 15점의 성능 차이를 보인 셈이다. 당연히 체감할 수 있는 차이는 아니다.
(좌)구형 에버라텍 버디 HS-101의 결과와 (우)에버라텍 버디 HS-120의 결과
다른 제조사의 다른 넷북도 (최근 출시된 제품이라면) 대부분 300점 초반일 것이라 예상한다. 사양이 고정돼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이 정도라면 문서/인터넷 작업은 무난하지만, 사진 편집 작업은 인내심을 가져야 하고, 동영상 편집/인코딩 작업은 ‘언감생심’이다.
그래도 한가지 고무적인 건 네트워크 사양이다. 유선랜이 기가비트(1,000Mbps)를, 무선랜이 802.11n 규격을 지원한다. 유선랜이야 그렇다 쳐도 무선랜이 802.11n(최대 150Mbps)이냐 802.11g(최대 54Mbps)냐는 인터넷 서핑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앞서 언급한 도시바 NB305는 기가비트 유선랜과 802.11n 규격의 무선랜을 모두 지원하지 않는다.
일단 플래시 동영상 등이 무수한 영화 홈페이지 몇 군데를 들어가 봤다. 플래시로 도배한 사이트를 들어가 보는 게 아무래도 웹 페이지 로딩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인터넷은 802.11n 무선 랜으로 접속했다). 예상했던 대로, 웹 페이지가 로딩되자 CPU 사용률이 80~100%를 유지했으며, 예고편 동영상도 중간중간 끊기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영화 사이트도 마찬가지였다. 꾹 참고 보면 못 볼 것도 없지만, 많이 힘든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톰 프로세서 때문이다. 결국 요즘 같이 플래시 효과가 많은 웹 페이지를 즐기려면, 네트워크 성능뿐 아니라 프로세서 성능도 따라줘야 함을 알 수 있다.
솔직히 온라인 게임은 테스트하지 싶지 않았으나, 그래도 혹시 게임에 미련을 갖고 있을 독자가 있을지 몰라, 요구 사양이 높지 않은 게임 한두 개만 접속, 실행해 봤다. 농구 게임인 ‘프리스타일’과 국민 FPS 게임 ‘서든어택’이다.
‘프리스타일’의 경우, 게임 설치는 문제 없었으나, 실행 후 20여 분을 기다려도 메인 화면이 나타나지 않았다. 시스템이 다운된 것은 아니지만, 몇 번을 다시 시작해 봐도 결과는 마찬가지. 결국 게임 실행 테스트를 수행할 수 없었다. 아마도 3D 그래픽 기능(다이렉트X) 등이 지원되지 않기 때문일 것으로 판단된다. 예전에 다른 넷북에서는 어렵게나마 실행된 듯한데….
‘서든어택’은 그래도 잘 설치되고 잘 실행됐다. 하지만 역시 원활한 게임을 바라는 것은 무리. 성능 옵션은 게임이 자동 설정한 그대로 유지했는데, 100킬 데스매치를 진행하는 동안 제대로 된 샷을 날리지 못하고 데스 수만 쌓았다. 팀에 민폐를 끼친 것은 당연한 것이고. 솔직히 안 하느니만 못했다(게임 제목 그대로 ‘갑자기 전사’하게 되니). 하지만 HS-120을 원망하진 않는다. 넷북은 원래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최신 제품답게 넷북의 기준 성능은 무난히 보여줬다. 인터넷 서핑도 문서 작업도 (키 타이핑 상의 헛갈림 이외에) 성능적인 불편함은 거의 없었다. 동영상의 경우 일반적인 화질(용량 700MB급)은 감상하는 데 전혀 지장 없었으며, 720p급 고화질도 다소 버겁지만 정상적인 재생은 가능했다. 다만 1,080p급 동영상은 역시 무리다. 아울러 앞서 본 대로, 온라인 게임은 아예 고려치 말기를 적극 권장한다.
넷북은 성능을 보고 사는 게 아니다. ‘티코’를 마력이나 토르크를 보고 사는 게 아닌 것처럼.
이 정도면 됐지, 넷북인데
서두에서도 말했지만, HS-120이 완벽하다기보다는 기본기에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무게도 가볍고 디자인도 나쁘지 않고 성능도 넷북 기준 성능 잘 나오고, 가격도 다른 넷북과 유사한 수준이다. 판매처에 따라서는, 이동 인터넷 가입 조건으로 공짜로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방법으로 얻든 넷북으로서의 기본기는 충분히 보여줄 것으로 판단된다. HS-120을 사려고 했다면 그 생각을 굳히면 되겠고, 넷북을 사려고 했다면 HS-120에도 관심을 두기를 권한다.
TG삼보 제품에 대한 개인적 바람
타사 제품, 특히 외국계 기업의 노트북은 전원 어댑터에도 자사 로고를 새겨 본체와의 통일감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도 LG전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TG삼보 노트북의 전원 어댑터는 어댑터 제조사의 로고나 마크를 그대로 사용한다. TG삼보 노트북 중 자사 로고가 인쇄된 어댑터를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그게 무슨 상관이냐’ 지적하겠지만,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 디테일을 느낄 수도 있다. 다양한 기기를 사용하게 되면서 전원 어댑터도 섞이기 마련인데, 적어도 TG삼보 노트북용 어댑터라고 한눈에 식별할 수 있는 고유 마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도 TG삼보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컴퓨터 전문기업이 아니던가. 하다못해 3~4만 원짜리 소형 전자기기 어댑터에도 자사 로고를 넣는 추세인데, 이제는 TG삼보 노트북 어댑터에도 ‘자랑스러운 TG삼보’ 로고를 새겨 넣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글 / IT동아 이문규(munch@itdonga.com)
※ 포털 내 배포되는 기사는 사진과 기사 내용이 맞지 않을 수 있으며,
온전한 기사는 IT동아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사용자 중심의 IT저널 - IT동아 바로가기(http://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