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순한 양’ 로페즈, 천금같은 1승

입력 2010-08-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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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로페즈. [스포츠동아 DB]

지난 1일 심판과 충돌 후 얌전 모드
7이닝6K 시즌3승…4경기 연속 QS
“마음을 다스렸더니 공이 맘대로 콕”
KIA 로페즈(사진)가 ‘망나니’에서 ‘순한 양’으로 변신하며 롯데와 치열한 4강 싸움을 벌이고 있는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로페즈는 19일 목동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6안타 볼넷 2개, 6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3승째를 올렸다. 이날 경기까지 최근 선발 등판한 4경기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까지 기록하며 지난해 다승왕의 모습을 확실히 되찾고 있다.

로페즈는 전반기 내내 구원진의 난조로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러나 구위 역시 14승 5패, 방어율 3.12로 다승왕을 차지했던 지난해와는 달랐다. 150km를 넘나들던 직구 스피드가 140km 중반대로 떨어졌고 주무기 싱커의 각도 무뎌졌다. 그러나 19일 로페즈는 최고 149km를 찍은 빠른 공에 우타자 몸쪽으로 날카롭게 꺾이는 싱커, 좌타자 몸쪽으로 휘는 슬라이더를 꽂으며 시즌 최다 타이인 6개의 삼진을 잡았다.

로페즈는 평소 동료들에게 종종 선물을 하고 신인급 선수들과 타격 훈련 뒷정리를 하는 등 팀 친화적인 성격이다. 그러나 다혈질적인 성격이 자주 문제를 일으키며 KIA의 애물단지로 전락했었다. 특히 구원진이 자신의 승리를 날린 후 덕아웃에서 기물을 파괴하는 장면이 중계화면을 통해 수차례 방송되며 골칫덩이 외국인 투수 이미지는 계속 커졌다.

KIA는 로페즈가 6월 30일 광주 SK전에서 분을 참지 못하고 의자를 집어 던지자 결국 벌금 500만원의 자체 징계를 내렸다. 8월 1일 문학 SK전에서는 로페즈가 구심의 스트라이크존에 강하게 불만을 터트리자 이강철 코치가 덕아웃 뒤에서 강한 어조로 야단을 치기도 했다. 이날 경기 이후 로페즈는 자신의 행동이 팀에 큰 해를 끼치고 있음을 깨달았고 180도 태도가 바뀌었다. 동료가 승리를 지키지 못해도 수고했다며 손뼉을 부딪쳤고 홈런이라도 터지면 뛸 듯이 기뻐했다.

로페즈는 19일 7회 김상현의 다이빙캐치, 8회 차일목의 결정적 홈런 등 진심으로 믿고 의지하기 시작한 동료들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이강철 코치는 로페즈의 호투에 대해 “후반기 들어 힘이 강해졌고 패턴을 바꾸고 완급 조절에 집중하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페즈는 “오늘 다소 공이 높았고 실투도 있었지만 싱커와 슬라이더가 잘 들어가면서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었다. 사실 전반기에 승운도 따르지 않고 자주 지면서 마음이 조급했다. 얼마 전부터 심리적으로 여유를 갖기 시작하면서 좋은 투구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목동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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