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최진행. [스포츠동아 DB]
7연패 팀 구한 동점 투런
“홈런 욕심 버렸더니 술술”
데뷔 첫 풀타임 시즌. 한화 최진행(23·사진)의 몫은 ‘김태균을 대신한’ 이글스 4번 타자였다. 경기 전까지 성적은 타율 0.259에 홈런 26개, 72타점. 분명 기대 이상이었다. 하지만 잘 나가던 전반기와 달리 후반기에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진 게 문제였다. 팀 성적과 개인 성적이 동시에 하향곡선을 그리자 최진행도 초조해졌다. 슬럼프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을 거듭했다. 수많은 여름을 버텨온 선배들의 조언을 구했고, ‘무리한 홈런 욕심을 버리자’고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31홈런’으로 설정했던 마음 속의 목표를 잠시 지운 채, “부진이 거듭돼도 초조해 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그리고 거듭되는 특타와 수비 훈련으로 부족한 ‘경험’의 자리를 메우려 애썼다.“홈런 욕심 버렸더니 술술”
20일 대전 SK전. 최진행은 잠시나마 마음의 짐을 털어 냈다. 8월 4일 목동 넥센전 이후 12경기 만에 홈런을 친 것이다. 단순한 홈런이 아니다. 8회말 투아웃까지 2-4로 뒤져 있던 팀을 기사회생 시키는 귀중한 동점포(시즌 27호)였다. 장성호의 적시타로 한 점을 따라붙은 2사 1루. 최진행은 SK 마무리 이승호의 5구째 슬라이더가 바깥쪽으로 높게 들어오자 힘껏 방망이를 휘둘렀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공이었다. 뻗어나가는 타구를 바라보며 배트를 집어 던진 그는 모처럼 천천히 1루로 향했다. SK 중견수 김강민이 있는 힘껏 뛰어올랐지만 공은 이미 우중간 담장을 넘어간 후였다. 1회 2사 2루에서 때려냈던 선제 중전 적시타도 빼놓을 수 없다. 4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 모처럼 4번 역할을 제대로 해낸 것이다.
최진행은 “최근 홈런에 대한 욕심이 없었기에 부담 역시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4번 타자로서 찬스를 살려주지 못하곤 해서 마음이 무거웠다”면서 “오늘은 밸런스가 매우 좋았다. 팀이 따라가야 하는 상황에서 동점 홈런을 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며 기뻐했다. 또 “변화구를 노렸는데 때마침 들어왔다. 실투였던 것 같다”면서 어깨를 으쓱했다. 한대화 감독도 “당초 홈런 20개 정도를 바랐는데, 이 정도면 충분히 잘 해줬다. 상대팀에게 약점이 파악되고 집중 견제를 받아서 부진할 뿐, 앞으로 더 좋은 타자가 될 수 있다”고 칭찬했다.대전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