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부진 몸매…흐느끼던 조성모가 맞아?
가수 조성모가 10개월 만에 컴백하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꿨다. 발성부터 외모까지 모두 바꾸고 ‘신인가수’의 마음가짐으로 돌아왔다.
“뻔한 노래, 뻔한 모습으로 돌아오긴 싫었습니다. ‘조성모=발라드’라는 뻔한 공식을 깨고 싶었습니다. 숨을 쉬기도 힘든 댄스 무대 그래도 즐겁기만 합니다. 발라드 황태자가 아닌 댄스 신인가수 조성모로 거듭나겠습니다.”
지난해 다리부상이 전화위복 계기
‘불구 될 각오하라’ 진단…나를 돌아봐
‘12년간 같은 모습이었다’ 충고에 쇼크
서른 중반 나이에 격렬한 댄스삼매경
한마디로 나는 현재의 나와 전쟁중!
“뻔한 노래, 뻔한 모습으로 돌아오긴 싫었습니다.”
조성모, 그가 달라졌다. 미성과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여성들의 마음을 자극하던 예전의 모습이 아니다. ‘꽃미남’같은 앳된 얼굴은 ‘조성모가 맞아?’할 정도로 강한 카리스마가 넘친다. 음악도 ‘발라드 황태자’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강한 비트의 댄스 음악. 한마디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달라졌다.
그는 자신을 “댄스 신인가수 조성모”라고 소개했다.
- 발라드로 밀리언셀러까지 기록한 스타가 왜 댄스 음악을….
“그동안 댄스음악으로 알려진 ‘다짐’ ‘사랑할 때 버려야 할 몇 가지’ 등은 발라드의 연장선이었다. 당시는 춤이 뭔지도 잘 몰랐다. 언제까지 울먹이며 발라드만 부를 순 없지 않나. ‘조성모=발라드’라는 뻔한 공식을 깨고 싶었다. 12년 동안 무대에 서면서 매너리즘에 빠졌던 것도 있고, 실제로 ‘12년간 한 모습이다’라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
- 댄스 장르를 선택한 직접적인 계기가 있다면.
“지난해 다리 부상을 당했다. 제대 후 다시 해보자는 포부를 안고 시작했는데, 맘대로 되지 않았다. 3개월간 병원에 누워 있으면서 고통과 시련 중에 ‘바꿔보자’는 힘이 생겼다. 그동안 풍족한 삶만 살아왔다. 몸이 편하고 좋은 환경에 있었다면 변하지 못하고, 또 했던 노래 스타일만 고집했을 것이다.”
- KBS 2TV ‘출발드림팀 시즌2’에서 다리 부상을 당한 것이 일종의 전화위복이 된 것인데
“지금 이렇게 건강한 모습으로 말할 수 있지만, 당시 의사가 ‘불구가 될 각오를 하라’는 말까지 했다. 고통스럽고 암담했다. 너무 아파서 책을 읽을 수도 없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때부터 나를 들여다보고 점검하는 버릇이 생겼다. 눈앞에 보이는 것만 봤던 내가 10∼20년 미래를 내다보고 삶을 전체적으로 고민하게됐다. 그 시간 덕분에 성숙해졌다.”
- 댄스가수면 격렬한 춤 등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은데.
“발라드를 부를 때는 감정을 잘 잡고 한 마디씩 정성 들여 부르면 된다. 하지만 댄스는 정말 어렵다. 노래 부르랴, 춤추랴, 카메라의 빨간불을 쫓아 가느라 정신이 없다. 숨을 쉬기도 어렵다. 하지만 도전하는 것이 재미있고, 새로운 분야를 배우는 것 역시 신 난다.”
- 타이틀곡 ‘바람필래’가 자전적 가사를 담았다던데.
“누구나 연인한테 바람을 맞거나, 상처를 받으면 오기로 ‘나도 바람피운다’라고 하지 않나. 중학생 시절 이야기다. 가장 예쁜 여자아이를 혼자 좋아하고 되어 ‘너 두고 봐라, 날 무시한 건 후회하리라’라고 순진하게 생각했던 걸 노래에 담은 것인데…. 최근 열애설까지 들추며 오해를 하더라.”
- 서른 중반의 나이라 댄스에 도전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안무, 정말 힘들었다. 다리 상태가 좋지 않아 고통스러운 적도 있었다. 신인 때도 이렇게 노력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춤 연습도 힘들었지만, 미성이었던 발성도 완전히 톤을 바꾸느라 두 배로 고생했던 것 같다.”
- 요즘 아이돌 가수가 대세다. 조성모만의 대응법은.
“경쟁의식? 그런 것은 없다. ‘투헤븐’이나 ‘후회’등으로 인기를 얻을 때도 H.O.T 핑클 SES 젝스키스 등 아이돌은 있었다. 한 때 1등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을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목표가 다르다.”
- 그렇다면 지금 조성모의 목표는.
“관객과 즐기는 것. 내가 달라진 이유이다. 공연형 가수가 꿈이다. 신승훈, 이승철 선배들처럼 공연에서 관객과 즐길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 그동안 그러지 못했다. 발라드곡으로 2시간은 채울 수 있지만, 지루하다. 그래서 빠른 댄스곡이 필요했다. 그 선배들의 길을 따라 가고 싶다. 그 나이가 됐을 때 지금 노래가 사랑받는다면…. 정말 성공한 것 아닌가.”
- 너무 달라진 모습에 ‘어색하다’는 이야기도 있다.
“당연하다. 처음엔 나도 어색하고 눈치를 봤다. 그동안 해본 적이 없어서 퍼포먼스를 이끌 줄 몰랐다. 차츰 변한 나 자신이 노래에 녹아들었다. 이제는 조금 여유를 찾았다. 처음 모습만 보고 단언하지 말아 달라. 나도 현재 나와의 전쟁 중이다. 이제부터 게임은 시작이니 즐겨 달라.”
- 결혼을 생각할 나이가 됐는데.
“내 나이 또래의 남자가 고민하는 것이라 나도 고민은 한다. 가정을 만들고 한 사람의 남편이 되고, 사회에서 입지도 다져야 한다. 좋은 사람을 만나서 결혼하고 싶지만 지금은 비켜간 것 같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에스플러스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