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들어도 '땡기는' 바로 그 게임들
지루한 수업은 5분이 한 시간 같고, 흥미 있고 재미있는 수업은 1시간이 5분 같은 경험. 소개팅 현장에서 마음에 드는 이성이 나왔을 경우엔 시간이 짧게 느껴지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나온 경우엔 밥 먹는 것조차 지루하게 느껴진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은 갖고 있을 것이다.즐거운 일을 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것은 동서고금,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말이다. 오죽하면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라는 말이 있을까. 즐거움은 시간이라는 존재마저 희석시키는 놀라운 힘을 갖고 있다.
게이머들은 그런 놀라운 경험을 조만간 다시 한 번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리즈가 처음으로 시작된 이후 수많은 게이머들의 수면을 방해하고, 본업을 잊게 만드는 만행 아닌 만행을 저지른 중독성 등급 최고의 게임들이 서비스와 출시를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게이머들에게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를 일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 최고의 개발자가 만든 최고의 게임, '문명 5'
최고의 게임 개발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시드마이어가 개발한 전략 시뮬레이션 '문명' 시리즈는 다양한 개성을 지닌 여러 문명들을 게임에 어울리게 녹여 넣은 게임이다.
특히, 생산과 전투의 흐름으로 흘러가는 일반적인 전략 시뮬레이션과는 달리 하나의 문명을 발전시키기 위해 정치, 외교, 경제, 군사 등 여러 요소를 구현하고 있다는 점은 다른 게임들에 비해 '문명' 시리즈가 보이는 가장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문명' 시리즈의 최신작인 '문명 5'의 데모 버전이 오는 9월에 배포될 예정으로 알려져 게이머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도시국가' 개념이 새롭게 도입되며, 기존의 4각형 타일이 아닌 6각형 타일을 사용해 각 도시 사이의 유기적인 상호작용을 이끌어 냈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다이렉트X 11을 사용해 뛰어난 그래픽을 선보여 시각적인 부분에서 다소 아쉬운 평가를 받았던 전작들의 아쉬움을 한 번에 털어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게임의 규모가 더욱 커지고, 그래픽이 향상되는 바람에 게임을 즐기기 위한 PC의 사양이 상당히 높게 책정됐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제작사 측에서 밝힌 '문명 5'의 최소 사양은 듀얼코어 CPU에 2GB 메모리, 지포스 7900GS이상의 그래픽 카드 수준이다. 하지만 다이렉트X 11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윈도우 비스타 또는 7의 운영체제 하에 쿼드코어 1.8GHz급 이상의 CPU, 4GB 이상의 메모리, ATI 4800 시리즈나 지포스 9800 시리즈 이상의 비디오 카드를 갖추고 있어야만 한다.
한편, '문명 5'는 오는 10월 중으로 북미 시장에 출시 예정이며, 국내 출시 여부는 미확정이다.
* 전설이 온라인으로 돌아온다! HOMM 온라인
턴제 SRPG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이하 'HOMM'). 이런 HOMM이 다시 한 번 게이머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바로 2010년 하반기 내로 서비스가 될 예정인 HOMM의 온라인 버전, 'HOMM 온라인' 때문이다.
'HOMM 온라인'은 'HOMM 5'를 제작한 유비소프트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은 중국의 개발사 TQ디지털이 개발하고 있는 작품이다. 기본적으로 'HOMM' 시리즈의 골격을 그대로 갖추고 있다는 것이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뛰어난 밸런스와 게임성으로 이름을 드높였던 'HOMM' 시리즈의 장점이 거의 그대로 유지되어 있다는 점은 게임성에 대한 검증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물론 온라인으로 제작되면서 달라진 점도 존재한다. 마을을 점령하거나 게임을 진행하면서 유닛을 생산하는 요소를 삭제해 게임을 좀 더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으며, 시나리오 모드에서 챕터가 진행될 때마다 초기화되던 요소들을 그대로 유지한 채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변경됐다.
하지만 이러한 변경점이 있음에도 스토리를 강조한 시나리오 모드와 원작의 느낌을 살린 PvP 모드를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어 패키지 게임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에도 주력하고 있다. 원작의 팬과 신규 게이머들이 이 작품에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이유다.
* 아내가 뿔났다! 왜? 풋볼매니저 때문에...
'이혼사유'하면 떠오르는 게임. 바로 '풋볼매니저'(이하 FM) 시리즈다. FM 시리즈는 전 세계의 모든 리그에 실존하는 선수들을 다루고 있는 방대한 데이터와 현실감 있게 배정된 능력치, 다양한 변수를 통해 하나의 축구 팀을 운영하는 재미를 전달하는 것이 특징인 게임이다.
직접 선수를 조작하는 것이 일반적인 축구 게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축구를 즐길 수 있어 자칫 어색할 수 있지만, 한 번 잡으면 식음을 전폐하고 이 게임에만 몰두하게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게임이기도 하다.
FM 시리즈의 이력은 범상치 않다. 실제로 유럽 지역에서는 이 게임에 지나치게 몰두한 나머지 이혼을 당하는 게이머들의 소식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으며, 축구 종주국인 영국에서는 PC 게임 판매 순위에서 지난 5년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FM 시리즈의 최신작인 FM 2011이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을 기점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FM 2011에서는 강화된 훈련 시스템, 게임 엔진 개선을 통해 보다 현실적인 구단 운영과 경기 관람이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FM 시리즈에서 가장 게이머들이 몰두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는 선수 발굴과 계약 부분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던 이전과는 달리 실시간으로 이루어 질 예정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며, FM 시리즈 마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FM 2011은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 이전에 맞춰 출시될 예정이며, PC와 매킨토시는 물론 PSP 버전도 함께 출시될 것이라고 개발사인 스포츠 인터렉티브는 밝혔다.
김한준 게임동아 기자 (endoflife81@gamedong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