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0연승 이상의 기록이 쏟아지던 벨로드롬에 연승 가뭄이 들었다. 올 여름 이후 ‘마의 9연승’으로 불릴 만큼 어려운 9연승의 벽을 과연 누가 넘어설지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연승 넘은 선수 시즌초 3명이 고작
혹서기 7월 이후엔 단 한명도 없어
송경방 박병하 김민철 등 코밑 좌절
8연승 최순영, 6연승 노태경에 기대
최근 특선급 강자들 사이에서 ‘마의 9연승’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9연승 문턱에서 좌절하는 선수들이 부쩍 많아진 탓이다.
올 시즌 9연승을 넘은 선수는 노태경(16연승), 이욱동(11연승), 송경방(11연승)이 유일하다. 모두 시즌 초반에 세운 기록들. 혹서기에 접어든 7월 이후에는 9연승의 벽을 넘은 강자가 한 명도 없다.
송경방이 9월26일 경기에서 9연승에 도전했지만 김현경, 이현구에 밀려 실패했다. 역시 9연승을 눈앞에 두고 있던 박병하도 8월28일 경기에서 박일호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김민철은 8월8일 경기에서 양희천에 밀리며 9연승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해마다 20연승 이상의 기록이 쏟아지던 예년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이다. 지금까지 역대 최고 연승 기록은 올림픽 출전을 위해 은퇴한 조호성이 2007년에 세운 47연승.
하지만 조호성이 은퇴한 지난해부터는 20연승을 넘기는 선수가 한 명도 나타나고 있지 않다. 뚜렷한 강자 없이 10여명의 상위권 선수들이 접전을 벌이고 있을 뿐이다.
지난주 대상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한 송경방은 “요즘은 당일의 컨디션과 편성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다 보니 연승을 쌓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9연승의 벽을 과연 누가 넘을 것인가에 팬들의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최순영, 노태경을 9연승에 가장 근접해 있는 선수들로 꼽고 있다.
최순영은 3일 경기에서 우승해 현재 8연승을 구가중이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9연승 달성의 0순위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8연승 중 2승은 후보로 출전해서 얻은 것이기 때문에 진정한 9연승으로 인정을 받으려면 결승전을 포함해 3승을 추가해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6연승을 달리는 노태경과 함께 김민철, 이욱동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욱동의 경우 4연승으로 다소 뒤쳐져 있기는 하지만 몰아치기에 능한 장점이 있다.
한 경륜 전문가는 “9연승이 대기록은 아니지만 그랑프리를 앞두고 기선 제압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마의 9연승’을 넘어서는 선수가 그랑프리까지 여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제공|경주사업본부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