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프로라서 슬픈…대표팀 ‘승부치기 고민’

입력 2010-11-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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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타격기계.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김현수(왼쪽 두번째)가 3일 사직에서 열린 롯데와 연습경기에서 2점홈런을 날린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사직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코칭스태프 ‘금메달 변수’ 해법 찾기
김현수의 말처럼,‘그 상황’까지 안가면 된다. 답은 간단하다. 그러나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 코칭스태프 입장에선 더 그렇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야구 종목은 아마추어 룰에 따라 9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을 경우 연장 10회부터 곧바로 ‘승부치기’가 펼쳐진다. 예선뿐만 아니라 준결승, 결승전도 마찬가지다.

2008베이징올림픽 때 한국 대표팀은 예선에서 만난 중국과 서스펜디드까지 가는 고전 끝에 결국 승부치기로 승리하는 ‘진땀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아시안게임 예선에서 만날 파키스탄이나 홍콩전이야 그럴 가능성이 없지만, 박빙승부가 예상되는 대만과의 첫 경기나 준결승, 결승의 경우 9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할 수도 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조범현 감독 등 코칭스태프는 승부치기를 가정한 여러 경우의 수를 놓고 머릿속에 다양한 카드를 그리고 있다.

승부치기는 무사상황에서 주자를 1루와 2루에 미리 출루시켜 놓고, 1루 주자 다음 타순부터 공격이 진행된다. 주자는 벤치가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9번과 1번 타자를 주자로 놓는다면 2번부터 공격에 나서야 한다.

벤치 입장에서 승부치기는 초 공격이냐, 말 공격이냐에 따라 작전이 달라진다. 말 공격일 경우, 수비 때 내준 점수를 감안해 작전을 구사할 수 있지만 초 공격은 무조건 점수를 많이 뽑아야 한다.

상대 투수도 고려해야 하고, 어느 타순부터 공격을 시작할 것인가도 그날 경기 컨디션을 보고 순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공격측면 뿐만 아니라 수비 때 마운드 운용이나 내야 압박 전술도 준비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조 감독은 “윤영환 코치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경성대 사령탑을 맡고 있는 윤 코치는 국내 대학리그에서 많은 승부치기 경험을 갖고 있어서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시범경기에서 한 두번 실행된 게 고작이라 대표팀 선수들도 승부치기 경험이 그다지 많지 않다. 특히 한국 대표팀의 경우 4번, 5번 타순이 유력한 김태균(지바 롯데), 이대호(롯데)의 발이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테이블 세터를 주자로 놓고 3번 추신수부터 공격을 시작할 경우, 상대 수비는 만루 작전을 쓸 가능성이 크다. 내야 땅볼로 더블 아웃을 노리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조 감독은 “나머지 연습경기 때 승부치기를 실제로 해볼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승부치기까지 가지 않고, 정규이닝에서 상대를 제압하는 게 가장 좋지만 만약을 대비하기 위해서다.사직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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