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칭찬하며 소모적인 신경전 자제…승리 예상 질문엔 전원 ‘2승’ 동상이몽
한국·대만 챔피언십을 하루 앞둔 3일, 타이중 윈저호텔에서 SK와 슝디의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SK에서는 김성근 감독과 김재현 박정권이, 슝디에서는 천루이전 감독, 조우스치, 왕진용이 참석했다. 챔피언의 자존심을 건 대결 전야에서 양팀은 소모적인 신경전을 의도적으로 자제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SK의 ‘스탠스’는 과거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에서 일본이 한국전을 앞두고 보여줬던 자세를 떠올리게 했다. ‘전력분석이 안 돼 있고, 선수 면면도 잘 모르지만’ 최대한 내색을 자제하려 애썼다. 반면 슝디는 “배우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김 감독은 ‘벌떼야구’에 관해 “대만에서도 이 말을 들을지 생각 못했다. SK는 선발투수 개념보다 구원에 중점을 두는 팀컬러”라고 소개했다.
슝디에 대해서는 “타이완시리즈를 텔레비전으로 보기는 했다. 팀 배팅을 할 줄 아는 우리와 비슷한 팀”이라고 추켜세웠다.
김재현과 박정권도 “데이터가 많지는 않았지만 특정선수보다 팀워크가 좋고 잘 움직이는 팀”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호응하듯 슝디 천 감독과 선수들은 “한국 프로야구의 팬이기도 하다. SK 투수의 힘이 강하고 기술력이 좋아 연구를 해왔다”고 몸을 낮췄다.
그러나 막상 몇 승을 예상하느냐는 요청에는 여섯 명 전원이 손가락 2개를 펼쳐 동상이몽의 속마음을 드러냈다.
4일 첫 경기 선발로 SK는 글로버, 슝디는 올랜도 로만을 예고했다.타이중(대만)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