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Q|남자의 노출은 무죄?] 과거의 규제 사례

입력 2010-11-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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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 이주노 → 모자 써!
치마의상 김원준 → 입지마!
섹시그룹 베복 → 천으로 가려!
방송에서 가수들의 의상이나 헤어스타일 등을 규제한 것은 과거에도 있었다.

1994년 ‘범사회적 도덕성 회복 운동’ 이 방송가에 불면서 지상파 방송3사는 시청자들에게 혐오감을 주고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수들의 머리 모양과 복장, 액세서리 등을 규제했다.

당시 집중적으로 규제를 한 것은 삭발 남녀 연예인, 남성의 치마 패션, 장발, 귀고리를 착용한 남성, 배꼽티 등 노출이 심한 의상이었다. 이런 규제로 인해 그룹 ‘쿨’의 여성멤버 유채영과 서태지와 아이들의 이주노 등 머리를 삭발한 가수들은 방송 때마다 모자나 가발을 쓰고 출연했다.

가수 김원준은 ‘너 없는 동안’을 부를 때 치마바지라는 파격적인 패션을 선보였지만, 이후 규제로 인해 더 이상 입을 수 없게 됐다. 더구나 의상이 노래에 맞춰 제작된 거라 결국 의상 때문에 후속곡을 바꾸는 웃지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음악 프로그램 외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여자 가수들도 리허설을 시작하기 전에 담당 PD들에게 복장검사를 받았다. 이후 차츰 규제가 느슨해지면서 배꼽이나 어깨 노출 정도는 어느새 당연한 의상이 되었다.

하지만 1998년과 2000년에 또 한번 가수들의 의상에 대한 규제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2000년 MBC ‘생방송 음악캠프’, SBS ‘생방송 인기가요’ 등의 음악 프로그램이 주말 청소년 보호시청대 시간에 편성되면서 가수들의 의상이 다시 규제를 받았다.

그 당시 KBS 예능국 복도에는 ‘심한 노출이나 염색, 짙은 선글라스 등을 착용하고 출연할 수 없다’는 ‘출연자 의상 지침’이 붙었다.



섹시 댄스가수로 인기를 끌었던 베이비복스, 스페이스A, 백지영, 클레오 등 ‘노출’을 최대한 가리기 위해 준비한 옷에 천을 덧대는 등 임시방편으로 무대에 올랐다.

베이비복스의 스타일리스트였던 홍혜원 씨는 “당시 노출이 그리 심하지 않았는데, 유독 베이비복스는 ‘야하다’며 노출 부위를 가리라고 했다”면서 “그 시절 베이비복스 멤버들이 좀 키가 큰 편이고 몸매도 예뻤는데, 조금만 몸이 드러나도 상당히 야하다고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그래서 늘 무대 의상과 같은 원단을 갖고 다니면서 지적을 받으면 천을 덧대곤 했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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