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관왕 남현희 “5살 연하 남친 소개합니다”

입력 2010-11-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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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에서 남자로…남현희 러브스토리
“누나 팬이에요.”

그것이 그가 건넨 첫 마디였다. 정확히 4년 전. 2006도하아시안게임 직후였다. 당시 남현희의 소속팀인 서울시청에서는 메달리스트들 환영행사를 열었다. 사이클 선수라고 했다. 남현희는 당시 이미 펜싱의 최고 스타였다. 사진 찍고, 사인해 주고…. 그렇게 첫 만남이 흘러갔다.

그의 이름은 공효석(24·서울시청). 아시아 클라이밍(산악구간을 달리는 것)의 1인자였다. 사이클계에서는 유명한 이름이었다.

감정이 싹튼 것은 한참 뒤의 일이다. 언젠가부터 전화통화가 잦아졌다. 운동에 집중하기도 바쁜 시기였는데…. 하지만 대화를 나눠보니 운동에도 도움이 됐다. 그는 5세나 연하인데도 사람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법을 알았고, 말 한마디에 운동에 대한 스트레스도 날아갔다.

남현희는 “동생이 아니라 오빠 같은 느낌”이라고 설명한다. 서서히 마음이 열렸다. “현희 누나”라고 부르던 이 남자, 어느 순간부터인가 “현희야”로 말을 놓는다.

2009년 말부터 2010년 초는 남현희에게 특히 힘든 시기였다. 이전 소속팀과의 결별. 그리고 사람관계 때문에 운동에 대한 총체적인 회의가 찾아왔다. 세계랭킹 2위를 달리던 선수가 “운동을 그만두려고 했다”고 할 정도였다. 아마 그 때 공효석이 없었다면,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남현희의 모습을 볼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사랑의 힘이란 이런 것일까. “내가 응원해 줄 테니 다시 한번 해 보라”고. “너는 최고”라고. 그의 격려에 힘을 얻었다.



때 마침 새로운 소속팀(성남시청)과 런던올림픽이 열리는 2012년까지 3년 계약도 맺었다. 다시 한 번 운동에 대한 마음을 다잡으며, 남현희는 결심한다. ‘아, 이렇게 힘들 때 나를 다독여주는 사람이라면 확실한 남자다.’
사이클 공효석(서울시청). 스동DB

사이클 공효석(서울시청). 스동DB



하지만 눈앞에는 아시안게임이라는 거사가 있었다. 본격적인 얘기들은 모두 11월 이후로 미뤘다.

남현희는 “남자친구는 조심스럽게 만다나가 근래에 진심으로 마음을 알게 된 사이고, 고마운 사람이다. 하지만 아직 양가 부모님께 정식으로 인사를 드린 사이도 아니라서 앞서 나가는 얘기는 조금 부담스럽다. 귀국 이후에 양가 부모님들을 뵙고 나서 좋은 소식을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여자펜싱 플뢰레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남현희(성남시청)는 22일 전희숙(서울시청), 오하나(충북도청), 서미정(강원도청)과 호흡을 맞춘 단체전에서도 일본을 45-27로 꺾고, 대회 2관왕에 올랐다.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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