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초반을 금빛으로 화려하게 장식했던 ‘효자종목’이 사격이었다면 후반엔 펜싱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22일 여자펜싱대표팀이 플뢰레 단체전에서 일본을 45-27로 꺾고 펜싱에 걸린 총 12개 금메달 중 7번 째를 목에 걸었다.
남자 에페 김원진이 개인, 단체에서 2관왕에 올랐고, 김혜림(여자 개인 사브르) 구본길(남자 개인 사브르) 남현희(여자 개인 플뢰레) 최병철(남자 개인 플뢰레)이 금빛칼날을 휘둘렀다.
비록 22일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중국과 접전끝에 44-45로 져 은메달에 그쳤지만 금 7, 은 2, 동 3으로 펜싱강국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펜싱은 23일 남자 플뢰레 단체와 여자 에페 단체전 만을 남겨놓고 있다.
펜싱 대표팀의 선전은 예고된 결과였다. 대회 직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10 세계펜싱선수권대회에서 종합 5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광저우 땅을 밟았다. 치열한 실전경기를 통해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올렸고 애초 대회목표도 4개에서 상향조정했다.
그 중심에는 한국펜싱의 간판 남현희가 있었다. 그녀는 여자플뢰레 개인·단체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2002년(여자 플뢰레 단체전 금)에 이어 2006년(여자 플뢰레 개인·단체), 2010년 3대회 연속 금 사냥에 성공했다.
세계선수권에 이어 아시안게임까지 계속된 강행군으로 체력적인 핸디캡이 있었지만 강한 정신력으로 버텨냈다. 비록 펜싱이 ‘귀족스포츠’라는 선입견 때문에 비인기종목으로 취급되고 있지만 그들은 묵묵히 한국에 값진 선물을 안기고 있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