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한 대만? 반한활동 갈수록 꼴불견

입력 2010-11-23 11:46:46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경기에서 대만 여자 선수가 실격패한 것에 불만을 품고 대만에서 촉발된 반한 활동이 온 오프라인을 통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가 끝난 지 벌써 일주일가량 지났지만 대만의 반한 활동은 잠잠해지기는커녕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대만인들의 몰지각한 행동에 반발하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대만 대표로 출전한 양수쥔은 17일 태권도 여자 49kg급 1회전에서 베트남의 부티하우에게 9-0으로 앞섰으나 경기 종료 12초를 남겨두고 실격 당했다. 심판진은 양수쥔의 뒤꿈치에 공인받지 않은 장비가 부착돼 있다고 지적했다.

사전에 장비를 적발하지 못한 실수가 있었지만 이날 심판 판정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다. 또 이날 양수쥔의 장비를 지적한 것은 중국인 부심이었고 최종적으로 실격 판정을 내린 주심은 필리핀인으로 한국과는 무관한 결과였다.

하지만 대만인들은 "한국이 중국의 사주를 받고 중국 선수에게 금메달을 주기 위해 실격패를 주도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제기하며 반한 활동을 전개했다. 태권도가 한국 국기라는 이유만으로 괜한 분풀이를 한 것이다.
대만 정치계가 포퓰리즘을 노리고 반한 감정을 부추기는 가운데 거리에선 태극기를 불태우거나 한국산 라면을 짓밟는 반한 시위가 전개됐다. 이 소식을 접한 국내 누리꾼들은 "기왕 부수려면 값비싼 한국산 LCD TV, 노트북, 휴대전화를 부술 것이지"라며 조롱했다.

한국의 이 같은 반응이 대만에도 전해지며 자존심이 상한 탓인지 대만인들은 한국산 가전제품이나 화장품을 부수며 반한 퍼포먼스를 벌인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하지만 힘껏 내동댕이친 LCD 모니터 등이 멀쩡한 형태를 유지하자 국내에선 "한국 제품의 견고함을 홍보하는 대만 광고"라며 이들의 유치한 발상을 비웃는 의견이 잇달았다.

또 태권도 실격패를 빌미로 대만 인터넷에는 온갖 욕설과 함께 한국, 한국인, 태극기 등을 모독하는 각종 이미지 자료가 넘쳐나고 있다. 한국인을 개, 돼지로 표현하거나 태극기의 태극 문양을 대변으로 그려 넣는 등 대부분이 저급한 것들이다.

 


반한 감정을 노린 얄팍한 상술도 보인다. 한국 비하를 주제로 한 티셔츠까지 등장한 것. 대만의 한 방송사가 이번 아시안게임 경기 생중계를 하며 한국의 태극기 대신 개 그림을 TV화면에 넣은 캡처 화면도 국내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와 논란을 일으켰다.



대만인들의 저급한 반한 활동은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진행 중이다. 타이페이에선 이성을 잃은 대만인들이 어린 아이들이 다니는 한국학교에 계란을 투척하며 위협적인 행동을 계속 벌이고 있다.

국내 인터넷 게시판에는 대만에 체류하는 한국인 유학생이나 주재원이 '택시기사가 한국인인 것을 알고 죽여 버리기 전에 내리라며 협박했다' 등 직접 당한 피해 사례를 소개하는 글도 올라왔다.

지난달 23일 대만에서 열린 대륙간컵 한국-대만 야구경기에서도 대만 관중들이 '천안함 폭파하듯 한국을 때려부숴라' 등 과격한 내용의 팻말을 들고 응원해 국내에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대만의 반한 감정이 이처럼 유별난 원인은 1992년 한국이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 국교를 단절한 것에 자존심을 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시 중국이 급성장하면서 많은 국가가 대만과 단교해 이것만으로 반한 감정의 원인이 설명되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대만이 한 때 아시아의 경쟁자로 여겼던 한국에 경제, 문화적으로 갈수록 뒤쳐지고 국제적 입지마저 좁아지면서 생긴 열등감을 유치한 방식으로 표출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내에선 현지 한국인들이 위협을 받는 등 대만인들의 몰상식한 반한 활동 수위가 점점 심해지자 '더 이상 간과하지 말고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