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한국양궁 ‘X-텐 훈련’으로 세트제 정복

입력 2010-11-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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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옥희(가운데). 사진=연합뉴스.

윤옥희(가운데). 사진=연합뉴스.

FITA,올해부터 8강후 3발 5세트제 도입…조은신 감독 “X-10 쏠 때 까지 활 당겼죠”
세트제에서도 신궁들의 실력은 변함이 없었다.

국제양궁연맹(FITA)는 2010년부터 개인전 토너먼트 방식을 ‘3발씩 4엔드(12발)’에서 세트제로 변경했다.

23일, 광저우 아오티 아처리레인지에서 열린 여자개인전도 8강 이전까지는 6발씩 3세트(최대18발)로, 8강 이후부터는 3발씩 5세트(최대15발)로 치러졌다. 한 세트에서 승리하면 2점, 비기면 1점, 패하면 0점을 부여받고 승점의 총합으로 승부를 가리는 방식이다.

처음 세트제가 도입됐을 때, 한국의 유·불리함에 대한 판단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엇갈렸다. 세트제에서는 세트별 승점만 남을 뿐, 기록이 사라진다. 기록경기의 의미를 퇴색시키면서까지 규정을 변경한 것은 한국을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국선수들은 큰 실수가 적은데, 세트제에서는 한 발을 망쳐도 그 세트만 지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어차피 실력이 출중한 한국선수들은 화살의 발수가 많을수록 유리한데, 세트제에서는 최대발수가 늘어난다”는 주장도 상당수였다.

어느 쪽이든 새로운 방식에 대한 적응은 중요한 과제였다. 대한양궁협회는 4월부터 열린 국내대회에 세트제를 도입해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췄다.

국가대표선발전·평가전 등에서도 세트제를 적용해 실전적응력을 높였다. 대표팀에서는 훈련 상황에서도 세트제를 자주 활용해 선수 간의 경쟁을 유도했다.



여자양궁 2관왕 윤옥희(예천군청)는 “세트제에서는 긴장감이 좀 높아지는 것 같다”고 평한다.

여자대표팀 조은신 감독은 “3발만에 한 세트의 승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첫발에 10점을 쏴 기선제압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해 졌다”고 밝혔다.

이런 소신 하에 조 감독은 선수들이 X-10을 쏠 때까지 훈련을 반복했다. X-10 부분을 빗겨가는 화살은 뽑아서 다시 활에 끼웠다. 결국 선수들은 모든 화살이 X-10을 관통한 뒤에야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덕분에 조 감독에게는 ‘끝까지!’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대표팀은 월드컵 등 세트제로 바뀐 국제대회 여자개인전에서 우승을 놓쳐본 적이 없다. 어떤 방식으로 바뀌어도 “잘 쏘는 선수가 이긴다”는 진리는 변함이 없었던 셈이다.

광저우(중국)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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