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지적 재산권을 놓고 국내 e스포츠계와 대립각을 곤두 세우고 있는 블리자드코리아가 온게임넷과 MBC게임에 이어 한국e스포츠협회(KeSPA)에까지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폴 샘즈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2일 서울 삼성동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게임 방송사를 대상으로 중계권 사업을 한 한국e스포츠협회에 대한 소송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폴 샘즈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비즈니스 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핵심 인사다.
그는 간담회에 앞서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게임 콘텐츠는 결코 ‘공공재’가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게임을 제작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투입한 개발사와 서비스사의 창작물로서 마땅히 보호돼야 한다는 것이다.
폴 샘즈는 이어 “현재 블리자드 게임으로 e스포츠를 진행하는 다른 모든 국가들은 지적 재산권 계약을 맺고 리그를 운영하고 있다”며 “한국만이 유일하게 이 문제로 소송까지 진행하게 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 e스포츠는 그 동안 큰 발전을 일궈온 반면 승부조작 등의 불미스로운 일들도 많았다”며 “선수들의 권익과 함께 종목 및 리그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이 블리자드의 목표”라고 주장했다.
블리자드가 유독 한국 시장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e스포츠로 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블리자드의 한국 시장 매출은 전 세계 매출의 5%에 지나지 않고, 한국에서 e스포츠를 이용해 매출을 낼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라이선스권을 갖고 있는 곰TV를 통해 2차저작권 협상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블리자드는 라이선스사인 곰TV와 함께 온게임넷과 MBC게임을 대상으로 저작권 침해 및 무단 사용에 대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