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카풀에서 갈비까지…이병규·박병호 띠동갑 우정

입력 2010-12-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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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구리 챔피언스클럽 식당에서 만난 이병규(36)의 손에는 반찬통 같은 게 하나 들려 있었다. 알고 보니 구리에 집을 얻어 혼자서 자취하는 박병호(24)를 위해 이병규의 아내가 갈비찜을 만들어 보낸 뒤 빈 그릇을 돌려받은 것이었다.

이병규는 “혼자 자취하는 놈 불쌍하잖아. 가뜩이나 수술하고 재활훈련하는데 먹기라도 잘 먹어야지”라며 웃었다.

박병호는 9월 17일 잠실 SK전에서 1루수를 보다 기습번트 후 1루로 뛰던 나주환과 충돌하면서 왼쪽 팔꿈치 인대를 크게 다치고 말았다. 그리고는 3일 후 김진섭 정형외과에서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뒤 지금까지 구리에서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

박병호의 원래 집은 영등포 쪽이지만, 야구장과 멀어 화양동에 집을 얻어 혼자 자취하고 있었다. 그런데 일본에서 돌아온 이병규의 집 근처. 올해 중반까지 이병규는 승용차를 구입하지 않았는데, 동네주민인 박병호가 출퇴근시 거의 기사노릇을 했다. 쉬는 날 둘이서 같이 차를 타고 야구장에 나가 훈련했다.

박병호가 수술 후 재활훈련에 편한 구리로 이사가면서 이웃사촌의 정은 나눌 수 없게 됐지만, 이병규는 여전히 ‘박기사’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

그러나 박병호는 “같이 차를 타고 다니며 선배에게 조언을 많이 들어 내겐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오히려 고마워했다. 12살차의 띠동갑 선후배의 우정은 깊어만 간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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